[20115월호]

은행 지주회사 필요한가

옥상옥 과비용 구조

민간그룹 경영체제 비해 과조직

/ 장영근 (편집위원, 전 언론인)

5대 은행은 지주회사를 상위조직에 두고 지배를 받고 있다. 대형화 되어 있는 은행업에 옥상옥의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이른바 지주회사는 대형은행을 주축으로 삼고 신용카드회사, 증권, 보험업, 지방은행 및 저축은행, 경우에 따라 투자회사 등 은행별로 10개 안팎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막강한 조직의 과비용 사례

지주회사의 조직규모도 만만치가 않다. 회장과 사장 밑에 전무, 상무가 각각 4명씩 10명의 임원 그 외의 사외이사직 들로 편제되어 금융그룹으로 자처하고 있다. 그 위용은 은행조직을 압도 할만하다. 대형 은행업서 이같은 거대한 지주회사 조직이 왜 필요한지를 모른다는 견해가 많다.

문제는 은행 즉, 금융업자체의 본질은 단순하고 반복되는 업무가 주종을 이룬다. 금융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단순한 은행업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업무의 반복이다. 더욱이 금융업종에는 고도의 기술도, 국제적 거래가 빈번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적수준이 크게 요구되는 업무도 아니다. 한번 숙지하면 괘도를 달리는 전차처럼 그대로 순환되는 게 금융 업무다.

그런데 대형은행 위에다 막강한 지주회사조직이 자리 잡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이해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점이다. 이같은 금융업의 지주회사 체제는 순수 민간기업 그룹의 경우와 견주어보면 더욱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령 30대 그룹의 경영체제만 보더라도 지주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룹회장실에 경영관리 또는 기획조정실 등 수준의 조직만 두고 있을 뿐이다.

대재벌그룹 경영과 비교해 보라

이들 그룹 대부분이 30개 업종 이상의 대기업 군단을 거느리는 체제이지만 이들 수십의 대기업을 통제, 관리하는 기구는 사장급 실장의 소 조직만이 존재한다. 더욱이 대기업 즉, 그룹의 영역에는 천문학적 자금의 시설 투자에 의해서 세계적인 기술로 최고의 생산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영업력을 발휘하고 매출을 일으킨다.

세계적으로 선진국가의 기업들과 플랜트 건설, 생산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겨뤄가며 수주 또는 판매하고 있다. 그야말로 피나는 경쟁으로 판매가 되고 여기에서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바로 세계적 상품으로 꼽히는 반도체, 각종전자제품, 자동차, 화학제품, 조선 및 건설업 등 이들 민간기업 그룹에서 생산, 판매되는 대표적 제품이다. 이들 민간기업 그룹은 국가경제를 이끌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공헌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금융업은 어떤 위상을 점하고 있나, 이들 민간기업 그룹과 비교하면 규모, 업무내용서 금융업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솔직하게 지적하면 금융업, 특히 은행업은 전 산업 중에서 가장 낙후업종으로 지적받고 있는 입장이다. 이는 그만큼 금융업이 타 산업 발전과 동떨어져 있고 어느 의미에선 저해요인이 되어왔다는 점이다.

특히 은행업은 진부한 의식, 타성과 관행에 젖어 있는데다 새로운 시도를 모르는 업무 행태는 결국 낙후업종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변화, 개혁을 거부하고 현실에만 안주하는 은행업 속성은 타 산업의 기업생성을 저해하는 존재로 군림하고 있었다.

순수 민간기업 그룹과 생태가 다르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원리는 같다. 거대한 조직, 호화조직의 금융업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여기에다 또다시 지주회사의 존재는 명분도 공현의 뜻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영업에 겸손을 찾아볼 수 없다

금융업에는 전혀 겸손한데가 없는 것 같다. 민간기업 그룹의 이익창출은 피, 땀 흘리며 치열한 경쟁서 수익을 축적하고 있지만 금융업은 어디 그런가.

금융업은 거래고객과의 거래 과정서 은행 수익은 손쉽게 창출하고 있을 뿐이다. 은행과 고객 간의 이자율, 수수료율 등 은행 편의대로 산출하여 그 결과가 곧 은행 수익으로 집계된다.

거듭 지적하면 금융업은 지극히 안일한 영업행태로 이익금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민간기업 처럼 뼈아프게 애쓰고 현장을 뛰어가며 절박하게 얻고 있는 수익의 모델은 어디에도 없다.

결국 이렇게 쉽게 벌어드린 이익금은 귀한 줄 모르고 거대한 조직운영, 엄청난 인력보유 무분별한 과비용의 체제로 만용의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지주회사도 과비용에 해당되는 본보기다. 민간 기업서 이같은 현상은 결코 있을 수도 볼 수도 없다. 경쟁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얻을 수 있었던 귀중한 이익금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민간 대기업서의 과비용 체제는 어디에도 용납되지 않는 이유다.

필자는 대형은행의 분수에 넘치는 조직체계, 과비용, 내용 없는 은행 업무를 새삼스럽게 탓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금융업의 주식경영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점이다. 그런데 모처럼 금융업에도 신선한 금융기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고 있다. 4월의 조간신문에는 中企종합병원을 만들고 기업을 진단, 치유한다.”고 한 기사를 보고 놀랐다.

중소기업 종합병원 계획에 기대한다

손종호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기업자금의 전담기관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기업을 명실공이 회생시키겠다고 나선 금융기관으로의 의지는 이른바 금융업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변화이기 때문이다.

명의(名醫)가 나서서 인체를 진찰하고 치유의 처방을 내리듯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나서서 기업을 살펴 건강한 기업으로 살려 내자는데 많은 중소 기업인에게 감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숫한 세월서 숫한 금융기관을 보아왔지만 이같은 신선하고 명쾌한 금융기관은 보지를 못해왔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인의 입장서는 심한 가뭄에 굵은 빗줄기를 맞는 기쁨이고 충격이라고 했다. 대형은행들의 업무행태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의 시도다.

현재 은행업은 제 발로 걸어 다니는 기업도 얼씬하지 못하게 은행창구를 폐쇄시켜 놓고 있다. 중소기업의 여신사절을 위해 극단의 조치마저 취하고 있다. , 지점장은 제처 두고 본점에다 편의, 획일적 심사 제도를 만들고 생짜 심사 역을 내세워 거절의 방파제를 싸놓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은행업의 사고 수준이고 업무행태다. 그만큼 중소기업은 대형은행서 학대에 가까운 취급을 받고 있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업무방침은 얼마나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또 얼마나 파격적 업무의 진전인가.

중소기업이 모두 생존하고 성장해 갈 수는 없다. 이 시대에서는 성장 동력의 숫한 기업이 은행업의 횡포로 생성자체를 저해 고 있다는 점은 크게 문제가 되어야 할 부분이다. 은행업서는 기업여신을 위한 정상의 심사제도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기능은 더더욱 은행에 존재하지 않는다.

성장기업과 한계기업을 가려 중소기업을 지원하려는 마음자체가 없다. 이렇게 삭막한 은행업을 보고 겪어온 기업인의 입장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신선한 업무발상은 새삼 뜻 깊게 인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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