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호]

투명경영 실천 우량은행

99년 최고주가에 순익 5천억

주택은행

ING와 제휴로 선진기법 도입

4년후 세계수준 도약 목표

글 / 趙喜坤(조희곤) 편집 부주간

주주가치 극대화가

경영이념

한국에서 가장 우량한 은행은 어디인가.

이 같은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10명중 6∼7명은 주택은행을 꼽을 것이다. 그것은 경영의 성적표라 할 수 있는 주가 하나만 봐도 간단히 해답이 나온다. 국내 대부분 은행들의 주가가 1천원∼5천원 사이를 맴돌고 있고, 우량은행이라 해도 기껏 1만원 대에서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택은행은 여유 있게 3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독 주택은행 주가만이 다른 은행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3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경영이념의 최우선에 두고 있는 주택은행의 경영이념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듯하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래 기대가치를 높이 평가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지 세계 일류 은행을 향한 경주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이 지난해 9월 취임1주년에 즈음하여 주택은행 행원들에 한 말이다. 현재의 위치에 자만하지 말고 세워진 목표 달성을 위해 행원 모두가 매진해 나가자는 격려의 외침이다.

IMF란 사상 유래없는 환란 속에서, 많은 은행들이 부실경영의 여파로 퇴출되거나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택은행은 보아란듯이 착실하게 내실을 쌓아가고 있다. 즉, 67년7월 창립당시 법정 자본금 1백억원, 3부 2실 1영업부의 조직과 1백78명의 임직원으로 문을 연 주택은행은 현재 외형적으로는 5부문 7본부 1부 35팀이 본부조직과 1개 총본부 9개 지역본부 및 동경, 뉴욕, 런던 등 해외영업망을 포함, 5백60여개의 영업망을 가진 대형은행으로 성장했다. 또 내적으로는 자기자본 1조3천9백억원, BIS 자기자본비율 10.79%, 국내 최고 주가보유 등 초우량선도은행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지난해 괄목할만한 많은 업무를 추진했다. 김정태 행장이 지난97년 9월 취임후 내건 ‘주주가치 극대화’, ‘경영투명성 제고’, ‘성과주의 구현’이라는 경영이념을 효율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업부제로 전면적 조직개편

주택은행이 지난해 추진한 업무 가운데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사업부제’로의 전면적 조직개편이다. 이 은행은 대형 합병은행의 탄생과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시장 본격 진출 등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면적 조직개편이 시급하다고 판단, 기존 직능중심의 조직체계를 고객 및 상품별로 세분화 한 시장중심의 사업부제 조직구조(17부 1원 9실→5부문 7본부 1부 35팀)로 전면 개편했다. 이익과 손실에 대한 기능별, 조직별 책임이 명료하지 않은 기존 직능중심 조직체계의 단점을 일소하고 사업단위별 독립채산제 정착을 통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한다는데 주안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주택은행이 도입한 사업부제는 특히 현재 일부 은행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객위주의 단선적 사업부제(개인, 기업, 자본시장, 국제금융, 자본시장본부)’에 ‘상품별 사업부제(주택금융본부, 소비자금융본부, 기금관리본부)를 추가하여 이원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이채롭다.

주택금융 위주의 가계금융에 특화돼 있는 전통적 영업구조를 구축하고, 그 기반 위에서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독창적 시도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15일부터 전국 영업점에 확대 실시되고 있는 ‘고객중심의 신영업점 시스팀’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고객의 은행거래 특성 및 욕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이 은행과 거래할 때 자신의 신용을 바탕으로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투명한 영업체계를 마련하는 것 등이 이 제도의 특징이다.

고객 지향적 영업중심 체제를 실현함으로써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금융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제경쟁력을 갖추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택은행은 이를 위해 김정태 행장의 취임이후 1년간 외국 선진은행의 우수사례를 연구하고 주택은행 고객 5천명의 의견조사를 바탕으로 고객의 욕구를 파악, 고객이 원하는 은행의 모습을 연구해 선진형 신영업점 시스팀을 도입했다.

고객중심 신영업점제 구축

주택은행은 경기도 일산지역 13개 점포를 대상으로 3개월간 시범운영 등을 통해 철저한 준비 및 검증과정을 거쳤으며 시범운영기간 동안 고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한 결과 고객의 85% 이상이 신 영업점 시스템에 크게 만족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은 이 제도 도입에 따라 본격화되고 있는 외국계 은행들의 국내 진출에 적극적으로 대응, 국내 소매 금융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우량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해 세계 일류 소매은행으로 도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다른 은행들도 고객에 한 차원 높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여 영업점의 대(對)고객 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전망이다.

ING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도 주택은행이 지난해 추진한 주요 업무가운데 하나이다.

주택은행은 지난해 7월 네덜란드의 세계적 금융전업그룹인 ING그룹과 선진금융기술 도입 및 업무영역 다각화를 목적으로 한 전략적 제휴협정을 체결했다.

이 제휴는 주택은행이 고객 및 영업망을, ING그룹은 금융 및 경영기술을 각각 제공함으로써 영업력 강화와 수익력 창출이라는 공동이익을 달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주택은행은 제휴를 통해 파트너 측으로부터 외부 경영자원을 획득, 이를 활용하여 소매금융부문의 핵심역량을 전문화하고, 신규시장 진출 및 영업기반 확장을 위해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주은투자신탁운용(주)와 ING보험사에 대해서 상호 50%의 출자를 목표로 상품개발과 마케팅전략 등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주택은행과 ING그룹과의 제휴는 단순 외자유치나 업무제휴와는 달리 기술도입과 합작투자를 통해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기업 성장전략으로서 미래수익 창출능력의 기반을 다지는 모범적 전략적 제휴로 평가받고있다.

파워뱅크 이미지 대내외 과시

주택은행은 새 천년을 앞두고 Y2K문제도 깨끗이 해결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6월 Y2K문제를 완전히 해결함으로써 한국 Y2K 인증센터로부터 Y2K 종합인증을 은행권 최초로 받았다. 주택은행은 특히 다른 은행들이 전산부문에서만 Y2K를 받은 것과는 달리 은행권 최초로 전산(IT) 및 비전산(NON-IT)부문을 동시에 획득, 초우량은행으로서 고객과 함께하는 ‘파워뱅크’ 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주택은행은 지난해 유럽최고의 경제전문지인 ‘유러머니’지(誌)로부터 ‘99년 한국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러머니는 주택은행을 한국최우수 은행으로 선정한 배경으로, 한국주택금융시장의 85%를 점유할 만큼 확고한 리더이고, 세계기준의 회계기준을 도입하는 등 투명경영을 실천해 왔으며 ,주주가치 극대화 경영을 기반으로 국내 은행중 최고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고, 외국인 지분율이 국내 은행중 가장 높다는 점 등을 들었다.

주택은행의 이러한 노력은 경영의 획기적 개선이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99년 당기 순익의 경우 당초 목표액 3천4백억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업이익은 하반기에도 예대율 및 예대금리차의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금리안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이자이익 부문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신용카드의 운용규모와 수수료 조정에 따른 기금 수수료 증가 및 신탁부문의 이익 증가로 8천1백15억원의 이익 실현이 예상된다.

영업외이익은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매각손 발생이 없고 투자유가증권 관련 이익의 증가가 실현됨으로써, 예상되는 자회사 정리에 따른 9백억원 손실발생에도 불구하고 전체 손실 발생규모가 6백69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대손충당금은 전년도의 국제회계기준에 의한 채무상환능력 기준의 충당금 설정 및 JP모건과의 파생금융상품 관련 사건의 종결로 인한 기 설정 충당금 환입(7백28억원) 요인 등으로 하반기 전입액이 2백3억원에 머물 전망이다. 주택은행은 이에 따라 99년 말 순익은 당초 목표액을 50%정도 웃도는 5천1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까지 획기적 변혁 이룩

이제 이 은행의 경영구조는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모든 부문에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고 최대한 투명하도록 경영구조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출승인이 상급자가 아닌 전문적 관리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기업대출이 주택은행 재무제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하더라도 은행의 기업금융활동이 재고되었고, 이 과정에서 재벌에 대한 여신이 상당부분 감소했다.

주택은행은 현재 상품별·고객별 시장 세분화를 통한 마케팅 능력의 향상과 상품설계 및 판매를 위한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측은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정보기술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핵심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목표 년도인 오는 2004년까지 세계수준의 인력과 성과, 그리고 역량을 확보해 국내 소매금융분야에서 1위를 확고히 다지는 한편 아시아시장을 선도하며, 세계수준으로 도약하는 혁신적 선도은행으로 부상한다는 장기비전을 갖고 있다.

이 장기비전 가운데 예수금은 98년의 28조원에서 2004년에는 57조원으로, 대출금은 24조2천억원에서 66조원으로 각각 12.6와 18.2%를 늘린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또 총자산은 98년 40조5천억원에서 2004년에는 6천억원으로 13.9% 증액하고 주주자본은 1조4천억원에서 5조6천억원으로 크게 늘릴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주택은행은 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춘 초우량은행으로 거듭나 다시 한번 ‘파워뱅크’의 진면목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8천3백여 행원들은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차지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될 지도 모른다.

사진캡션 : 주택은행 본점 전경.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