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호]

興倉, 조용한 성장 28년

통신장비 국산화 앞장

대체에너지, 인터넷사업에도 주력

<주식회사 흥창 대표이사 孫正守(손정수)>

통신장비 전문 중견그룹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자리잡은 주식회사 흥창(대표이사 孫正守)은 지난 72년 계측기 전문생산업체로 출발, 올해로 28주년을 맞았다.

일반인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동통신장비, 위성방송장비, 첨단계측기, 대체에너지 등 첨단분야에서 착실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이다.

흥창의 지난해 매출액은 1천2백10억원, 순이익은 1백2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82% 성장한 2천2백7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초창기에는 계측기 사업부문이 주력사업이었지만 지난 80년대 중반 이후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 등의 저가제품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통신장비 생산으로 업종 변경을 시도했다.

그 결과 지난 99년 기준 총매출액 1천2백10억원의 61%에 달하는 7백37억원의 매출액을 통신장비부문에서 올릴 수 있었다. 이어 계측기부문이 2백17억, 위성방송장비부문이 1백64억, 대체에너지부문이 33억원을 차지했다.

흥창은 창립 이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여 현재 미국·독일·중국의 현지법인과 북경지사, 90여개국에 대리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무한경쟁시대에 대응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셈이다.

‘정도경영·기술중시·품질제일주의’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 생산해 온 흥창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보통신분야의 종합메이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흥창은 가장 유망한 사업분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정보통신 관련기업이면서도 오히려 전통적인 제조업체이다. 일찌감치 미래의 산업 트랜드를 예측해 계측기 사업에서 통신장비로, 나아가 대체에너지분야까지 사업다각화를 실천했고 이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계측기에서 통신장비로 발전

흥창의 주력사업부문은 통신장비사업이다. 특히 무선호출부문, 개인휴대통신부문에서의 앞선 기술력은 흥창의 자랑거리이다. 지난 93년 이동통신용 무선호출 간이중계전력증폭기를 개발한데 이어 94년 무선호출송신기를 개발, 한국이동통신에 납품한 바 있는 흥창은 97년 캐나다 Glenayre와 기술제휴로 고속무선호출송신시스템을 개발해 생산했다.

또 개인휴대통신서비스의 변화에 발맞춰 지난 96년 CDMA용 중계기를 개발했으며 이어 97년 CDMA용 선형전력증폭기(LPA)를 자체 개발, 생산함으로써 개인휴대통신의 핵심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셀룰러 전화와는 주파수대를 달리하는 이동전화 PCS는 이동통신의 대중화 및 보편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새로운 이동통신서비스이다.

흥창은 PCS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지난 97년 PCS용 중계기를 생산해냈으며 휴대용 단말기 하나로 셀룰러 전화 위성이동통신, 무선호출, 팩스 및 데이터 송수신 등이 가능한 차세대 이동통신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선통신의 급격한 수요확대와 데이터 통신 등의 활성화로 반도체 및 통신기기부문의 수요가 날로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흥창은 4반세기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선데이터 통신사업, 국제전화사업, 인천 민영 TV사업, 해외 PCS사업, 국내 PCS사업, 케이블 TV사업, 회선임대사업, 한국전화번호부 민영화사업 등 유망컨소시엄에 주주로도 참여하고 있다.

IMT-2000 협력업체 지정

특히 흥창은 지난 99년 언제 어디서나 하나의 단말기로 음성·영상·테이터 등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한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2000 사업과 관련, SK텔레콤의 개발협력업체로 지정돼 급격한 매출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서 흥창이 맡고 있는 개발분야는 선형전력증폭기(LPA;Linear Power Amplifier)와 D-RAN(Digital Radio Access Network) 부문.

LPA는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에 다수의 주파수가 입력될 때 발생되는 신호의 변조·왜곡현상을 방지해 최적의 통화상태를 유지시켜주는 증폭장치로 국내에서는 흥창이 지난 79년 최초로 국내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유일의 생산업체이자 공급업체이다.

현재 외국업체가 8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국내 LPA 시장에서 흥창의 점유율은 20%로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LPA는 기지국 장비원가 중 3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으로 IMT-2000 사업과 관련, 총 예상수요는 기지국용 6만대와 중계기용 4만대를 합쳐 총 1조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D-RAN은 IMT-2000 기지국 관리센터를 축으로 다수의 원격지 중계기를 광선로로 연결해 신호를 송·수신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중앙기지국관리센터에서 다수의 원격지 중계기의 작동상태를 감시할 수 있어 효율적인 통신망 구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광선로 임대비용을 줄일 수 있고 광선로 포설 등 초기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RAN의 국내 수요는 약 1만대로 총 7천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대체에너지에 사세 집중

통신장비사업과 계측기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들면서 흥창이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사세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클린가스’로 불리는 대체에너지사업부문이다.

클린가스는 인체는 물론 환경에 전혀 해가 없는 환경친화적인 연료로 물을 전기분해시 발생하는 수소와 산소를 일정비율로 혼합한 수산화가스를 에너지로 변환한 것이다. 흥창은 바로 이 수산화가스를 에너지로 공급하는 장치인 클린가스 제너레이터를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클린가스의 원가는 LPG의 19%, 아세틸렌의 5%에 불과하며 경유 사용시 70%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어 경제성이 탁월하다. 또 이를 절단기에 응용할 경우 절단면이 깨끗해 후가공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흥창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1월부터 오는 2천2년 말까지 3년간 공동연구개발을 실시한다.

흥창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 중 하나는 인터넷 사업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통신기술을 응용한 통신·인터넷사업과 기업 대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통해 경영활동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인터넷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ivitech.com이라는 도메인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예정.

차입금 없는 알뜰경영

흥창의 성장성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단지 과다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구조적인 운전자금 부족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내부창출자금이 미흡해 현금흐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 등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흥창은 지난 98년 2백47%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60%까지 끌어내렸고 올해는 30%대까지 끌어내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흥창이 4?5년 전부터 대량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 가운데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드림라인 등의 주식이 막대한 평가차익을 발생시킴으로써 투자한 자금이 1천5백억원 이상에 달하고 있다.

이를 매각할 경우 부채를 줄일 여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향후 무차입경영까지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흥창의 기업문화는 여타 제조업체와 남다른 데가 있다. 신바람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근무환경과 복리후생에 역점을 둠으로써 지난해에는 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한 노사화합대상을 수상했다.

또 업적 중심의 공정한 평가·보상제도를 확립했다. 흥창이 이미 지난 97년 능력 위주의 연봉제를 도입한 것도 이러한 기업문화의 결실이다.

무엇보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제를 도입한 점도 특이하다. 통상 벤처업계에서 직원복지와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제공하고 있는 제도를 제조업체에서 공장직원들에게까지 도입한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래는 앞서가는 기업의 장(場)이다.

거대기업으로서도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놓치지 않고 기회를 적시에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흥창은 변화하는 시대흐름을 정확히 읽으면서 유망사업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 세계 속의 기업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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