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호]

식중독의 증세

글/ 金聖民 (김성민 성대의대교수, 삼성서울병원감염내과교수)

여름철이 되면 세균에 의한 여러 가지 질병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식중독도 세균에 의해서 생기는 병의 일종이다. 식중독은 그 낱말 뜻으로 보아서는 세균의 독소를 먹어서 생기는 질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음식을 통해 생기는 병에는 세균이 직접 인체를 침입해서 발생하는 것이 더 많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식중독이라고 하는 말은 정확하게는 세균성 위장관 질환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며, 식중독은 그 중에서 독소를 섭취해 생기는 질환에 국한해서 사용하는 것이 옳다.

세균에 의해서 생긴다

식중독 증상은 설사, 복통 외에 구토가 심하고 두통, 어지러움 등 전신 증상이 많이 생긴다. 독소가 위를 자극하고 흡수되어 전신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식중독 독소는 다시 음식을 데우거나 끓이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세균의 독소를 먹어서 생기는 병으로는 이외에도 보툴리누스 중독증이란 것도 있다.

가장 흔한 세균성 위장관 질환은 감염성 설사이다. 대장균,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에르시니아 등 여러 가지 세균에 의해서 발생한다. 복통, 설사, 열 등이 나타나지만 혈변 등은 잘 나타나지 않고 합병증이 별로 없다.

이질균도 가벼운 경우에는 이들 질환과 감별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이질균 외 세균에 의한 질환도 심하면 이질처럼 나타날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음식을 통해 발생하지만 임상 증상은 전혀 다른 질환이다. 비브리오는 바다에 사는 세균인데, 주로 간경화 등 만성 간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 알코올 중독자들이 해물을 익히지 않은 채 먹고 난 후에 많이 발생한다. 병의 경과가 굉장히 급작스럽고 치명적이어서 수일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과 음식을 잘 가려 섭취해야 한다

포도상구균의 식중독은 구토를 억제시키는 등 증상을 돕는 치료를 하면서 쉬면 금방 나아진다. 이질은 항균제 치료, 수액 치료 등이 필요하므로 입원하는 것이 좋다. 이질 외의 감염성 설사는 가벼운 경우에는 수분과 전해질만 섭취하면 수일 내에 좋아지며, 심한 경우에는 항균제를 사용한다. 심한 감염성 설사는 열, 복통, 혈변 등이 동반되거나 하루에 4번 이상 설사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다리 절단 등의 수술적 치료와 집중적인 치료를 빠른 시간 내에 하지 않으면 나을 수 없는 병이다.

여름철 세균성 위장관 질환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려면 물은 끓인 물만 마시고 음식은 익힌 것만 먹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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