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정동영 탈당 누굴 탓하랴

문대표의 자업자득 ‘전패’
독선·불통 엄중심판
천정배, 정동영 탈당 누굴 탓하랴
성완종 리스트 몸통 과연 누구인가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사진-새정치연합 홈페이지>

지난 4.29 재보선 결과 문재인 대표의 전패(全敗)가 무슨 의미일까. 호남 민심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도 문재인 리더십으로는 안 되겠다는 엄중한 심판 아니고 무엇인가. 친노(親盧) 주도만으론 될 일이 없고 차기 대선은 더욱 어림없다는 뜻이다. 문 대표는 노무현정신 계승자라고 주장하면서 노 정권의 중신(重臣)마저 포용하지 못했으니 불통(不通) 리더십 아니었는가.

누굴 탓하고 원망할 수 있는가

광주 서을의 호남민심은 “친노를 못 믿겠다”며 싸늘했다. 노 정권 법무장관 출신의 천정배 무소속 후배에게 52.3%의 압승을 안겨줬다. 문 대표가 발이 닳도록 뛰었지만 조영택 후보는 29.8% 득표에 그쳤다.
천정배 씨는 지난해 7.30 재보선 때 광산을에 출마코자 신청했지만 당시 새정치 지도부는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 위증혐의를 받은 권은희 씨를 보은(報恩) 공천했다. 천 씨가 탈당하여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을 나무랄 수 있는가.

▲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구 을에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당선자. <사진=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관악을의 경우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43.8%로 무난히 당선되고 새민련 정태호 후보는 34.2%로 낙선했다. 정동영 후보가 탈당하여 표를 분산시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당의장 지내고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정동영 씨가 왜 탈당했는가. 비단 정동영 씨뿐만 아니라 진영 내에서도 정태호 후보에 대한 공천 거부감이 많았던 것은 뭘로 설명할 것인가.
성남 중원의 경우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55.9%로 압승했다. 새민련 정환석 후보는 35.6%, 구 통진당의 김미희 후보는 득표율 한 자릿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위헌 정당으로 심판 난 구 통진당 세력의 퇴출을 의미한다.
인천 서 강화을은 인천시장 출신인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54.1%로 부시장 출신의 신동근 후보(42.8%)를 무난히 이겨 냈다. 문 대표의 부인이 강화출신이라 기대를 했는지 모르지만 보수 텃밭의 민심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이다.

독주·불통 리더십의 자업자득 참패

▲ 관악 을에 낙선한 무소속 정동영 후보 <사진=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문 대표의 전패는 거의 자업자득의 성격으로 비친다. 친노세력 중심의 문 대표 리더십이 공천 잘못에서부터 자신의 과오와 부덕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독선, 불통으로 참패를 자초한 꼴이기 때문이다.
당 대표 경선 시 팽팽하게 맞섰던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는지가 의문이다. 비노(非盧) 없이 친노 위주로 재보선 이기고 내년 총선 승리하고 대선에 출마하여 정권교체 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을까.
우리네가 지켜보기에는 어림없는 독선이자 불통이었다. 문 대표는 늘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와 불통을 비난해 왔지만 스스로 고집불통의 독선으로 질주하지 않았는지 자문자답해 봐야 한다.
4.29 재보선의 원인을 분석하면 노무현 정권 민정수석 시절 이석기의 사면 복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석기의 사면으로부터 시작하여 이정희의 통진당이 한명숙 대표시절 양당 간 선거연대로 통진당을 원내로 진출시켜 RO조직 내란음모와 위헌정당 해산으로 연결된다.
당시 당 대표였던 한명숙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아직도 의정단상에서 활동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곡을 찔러 한명숙 의원의 당원권을 정지시켰느냐고 물었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은 1심 재판 중에 법정구속 됐지만 한 의원은 2심 유죄에도 당당하게 행세한다.
문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를 근거로 박근혜 ‘부패정권’이라 공격하여 이완구 총리는 자살자의 메모만으로 사임하여 검찰조사를 받기로 했다.
이렇게 여야에 적용되는 법의 잣대가 현격히 다른데도 문 대표는 정부와 여당을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는 특권이라도 부여 받은 듯 독주했으니 이번 재보선 결과가 얼마나 엄중한지 아직도 모르는가.

성완종 리스트의 ‘로비만능’ 진원

성완종 리스트가 자살직전 측근들과 대책회의 끝에 친박 7명, 친이 1명으로 작성됐다는 정황이 거의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즉각 ‘친박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 부패정권 심판을 주장했지만 전패했다. 새누리당은 친박 아닌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로 재보선을 압승했다.
유권자들은 성완종 리스트가 단지 ‘친박 게이트’ 만이냐고 생각한다. 자살 직전에 의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미운 친박들만 골랐는데도 새민련은 관련이 없다고 자신한다는 말인가. 성완종 씨는 노무현 대선캠프에서 2억원 지원을 요청하자 금방 3억원을 갖다 바친 양반 아니었는가.
더구나 성완종 씨가 정치와 경제를 혼합하여 ‘정치만능’, ‘로비만능’ 행태를 보여 온 과정을 되돌아보라. 고인이 천신만고 끝에 정치권에 진입하여 여야를 막론하고 로비활동을 벌인 배경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가.
고인은 노무현 정권 때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두 차례나 특별사면을 받고 경남기업을 살리기 위해 충청권 금융인맥을 통해 ‘특혜 워크아웃’에 무원칙 금융지원까지 받아 냈다.
성완종 씨가 첫 번째 특사혜택을 받을 때 문 대표는 청와대 민정수석, 두 번째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그런데도 특사는 법무부 소관이라고 발�했으니 세상이 웃을 노릇 아니었던가.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새누리당 홈페이지>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 사임을 결재하고 성완종 리스트 관련 및 두 차례 특사과정 등을 엄중히 조사하여 정치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자 참으로 비상한 논리를 동원하여 대통령을 비난했다. 성완종 리스트의 몸통이 박 대통령이고 최고 수익자가 박 대통령이라고 공박했다.
어느 국민이 이에 동의할까. 성완종 리스트의 진원지를 캐면 몸통이 바로 문 대표가 아니고 누구라는 말인가. 4.29 재보선의 전패요인을 다른 곳에서 찾겠다고 골몰할 까닭이 없다. 바로 문 대표 자신이라고 인정하지 않고는 앞으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정치인들의 봉이 아니다’

대한민국 재향경우회가 신문 전면 광고를 통해 ‘정치인 여러분, 국민은 여러분의 봉이 아닙니다’라고 성명했다. 이번 기회에 ‘정치부패’를 모조리 쓸어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성완종 리스트에다 특별사면까지 썩은 냄새가 진동하니 망국적 부정부패를 대청소 할 때가 지금 아닌가. 대통령이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를 밝힌 것을 환영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정치인들을 향해 ‘공천밥상’ 그만 즐기고 탐욕스런 특권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국회도 무노동 무임금 적용해야 한다. 각종 후원금, 돈 공천, 겸직, 경조사 수입, 출판기념회 봉투, 명절선물 등으로 돈 밝히는 행태 끝내라고 촉구했다.
성명서는 모든 부패가 ‘정치로부터’, ‘국회로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과감한 쾌도난마로 정치부패를 척결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이를 위해 모든 사정기관을 총 동원하고 필요하다면 특단의 조치도 좋고 국민투표나 개헌 등 뭐든지 좋다고 했다.
여야당 지도부는 물론 지방의회를 포함한 모든 정치권이 재향경우회의 ‘국민이 봉이 아닙니다’라는 성명서를 유심히 읽고 반성하기를 소망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0호 (2015년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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