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이코노미톡뉴스=나경수 논객칼럼] 제품의 마케팅에 있어서 방법과 제품 차별화(差別化)가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광고는 판매 전략의 한 가지인데,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을 연구하거나 광고, 선전 문구 CM(commercial message) 등에 의해 다른 유사 제품과의 차이를 비교·강조하여 구매자의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 현대자동차 튜산이 드라마 '태양의 후예' 장면 속 PPL로 등장하였다.

TV드라마 속의 간접광고 효과

드라마, 연극, 영화 속에서 요즈음 자주 등장하는 <프로덕트 설치하기>를 뜻하는 피피엘(PPL, Product Placement)은 ‘상품 배치’ 또는 ‘제품 놓기’로 직역되지만 실제로는 선전 및 광고용어로 쓰인다. 소품용 제품이 그대로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근래에 와서 특히 TV 드라마에 부쩍 많이 나타나는 이러한 광고를 일컬어 간접광고라고 한다.
영상광고라고 하는 작품 시작 전후의 광고나 중간에 삽입하는 상업광고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본격적인 광고 시간 못지않게 간접 광고의 위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대개의 시청자들은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의 중요 장면에서 중간의 삽입광고가 나오면 식상하여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PPL의 경우에는 이와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직접적으로 노출을 하지 않는다면 중간삽입광고처럼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주변 소품으로 인식되면서 오히려 친근한 이미지를 던져 주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에 몰입한 시청자가 그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작품 속의 소품들이 일종의 텔레파시적으로 마치 자기 소유의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현상도 PPL 효과가 나타난다. 인기 있는 드라마, 특히 TV 주말 드라마의 PPL이 자극적인 이유는 그들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액세서리를 하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PPL은 대개 의류나 보석류, 화장품 등에서만 효과가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 놓인 소품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파급 효과가 있고 무한한 영역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음식물은 당장 사서 먹고 싶은 즉각적으로 강한 광고 효과를 유발한다. 자장면이나 라면 같은 오늘날 우리의 국민음식은 그 유발되는 효과가 즉각적이며 파격적인 영향이 크다.

한류 콘텐츠, 기타상품 선전효과

하지만 PPL은 중간광고와 같이 남용되거나 자주 이용되어서는 소용이 없고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거나 식상해서 극이나 드라마를 그 자리에서 외면해 버릴 수 있다.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서 출전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PPL은 중간광고와 같이 드라마의 흐름을 중간에서 차단해 시청자들을 방해하는 꼴이 된다.
PPL은 상품의 종류와 드라마속에서의 노출 횟수 등에 따라서 중요도가 판정된다. 지나간 시대의 특유한 상징물을 드라마속에 적당히 배분하여 투입함으로써 그 시대상을 반영하고 시청자들의 공감과 노스탤지어를 유발함으로써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상승시키고, 더욱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과거를 회상시킴으로써 아련한 추억과 온고지신의 미덕을 유인할 수 있다.
금상첨화 격으로 PPL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나라의 민간 문화 전령사로의 역할을 한다. 한류 라인의 콘텐츠와 기타 상품을 선전하고 수출의 순기능도 띠고 있다. 중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엄청난 수(數)의 이들 유커들은 오늘날 우리의 관광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른바 치맥 페스티벌을 만들어 내서 유커들의 환심을 샀고 인기 상품화 하였다. 이로써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도 여기에 동화되어 치맥은 물론 치킨까지도 한류식품으로 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연극 그리고 TV드라마 특히 사극에서 사용되는 소품이나 로케이션의 세트장소나 실제 촬영장소들도 유명해지고 입소문을 타서 찾고 싶은 관광 명소가 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추억의 명소가 되었다. 눈요기와 먹거리의 새로운 상품이 되고 따라서 지역상권을 활발히 육성하고 있어 대한민국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약동하는 생명체가 되어 가고 있다.
‘중용(中庸)’의 중요함을 이르는 말로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한 바 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은 우리에게 매사에 정곡으로 와 닿는 이야기일 것이다. 영화나 TV드라마 속에서는 PPL은 너무 과하면 시청자들의 불만과 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적당히 분별 있게 이용하면 작품의 풍격을 격상시키며 활기찬 우리의 삶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격조 있는 우리의 생활을 만들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영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광고란 비 대인적 커뮤니케이션

광고(廣告)는 광고메세지 속에 어떤 형태로든 밝혀져 있는 기업이나 비영리기관 또는 개인이 갖가지 매체에 유료로 하는 비대인적(非對人的) 커뮤니케이션 이라고 한다. 광고란 낱말을 영어로 advertising 또는 advertisement 라고 하는데, 앞의 말은 광고 활동 전부를 뜻한다. 뒷말은 낱낱의 광고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광고가 있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진 바가 별로 없었다. 근대광고의 발달은 신문의 맹아와 발달과 때를 같이한다. 1886년에 창간한 한성주보(漢城週報)는 관보(官報)였으나, 여기에 세창양행(世昌洋行)이 한국 최초의 광고를 게재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때마침 1920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발간된 후부터는 광고가 급속도로 늘어갔다.

▲ 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이제 우리는 광고의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일반 광고는 물론 영화나 TV드라마 속에서도 거기에서 사용된 소품용 상품들이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등 간접 홍보 효과를 내는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 영화나 TV드라마에 몰입하다 보면 작품 속의 소품들이 마치 자기 것과 같은 느낌을 갖고 입고 싶고, 먹고 싶은 또 가고 싶은 심리효과를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너무 지나치게 노출되면 드라마나 극의 흐름을 차단하는 역효과가 나고 제품의 특징보다는 광고 쪽으로 치중하다 보면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의 빈축을 사는 불만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점에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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