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기술력후퇴, 외국자본·기술의존
한국형 APR-1400 진출 가능성 남아

영국, 신규원전 건설
20년 포기 재개 교훈
자국 기술력후퇴, 외국자본·기술의존
한국형 APR-1400 진출 가능성 남아
▲ 영국의 원자력 이용환경 변화 및 요인. <테이블@원자력정책 브리핑 리포트(2017-5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원자력정책 브리핑 리포트(2017-5호)가 영국의 신규원전 건설 재추진 요인을 분석,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영국은 1956년 세계 최초로 상용원전 콜더홀(Calder Hall)을 가동시킨 원자력 선도국이지만 1995년 건설예정 원전계획을 취소하고 20년간 건설중단 상태였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접어들어 신규원전 13기(17GWe)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선도국의 원전포기 후 재추진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이톡뉴스)] 영국정부는 전기법을 개정, 1989년 전력산업을 민영화한 후 1995년 건설예정이던 원전계획을 취소했다. 당시 영국정부는 북해산 석유와 가스자원이 대체에너지원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신규 원전건설 계획을 취소시켰다.
그로부터 20년간 신규원전 건설이 공백기를 보내면서 기존 발전설비 용량이 급감하면서 에너지 안보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원전의 역할을 재조명하기 시작하여 신규원전 건설투자 장려책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2006년 영국정부의 ‘에너지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원전은 탄소배출 저감, 전력공급 안전성 측면에서 경제성이 높게 나타났다. 또 석탄화력과 원전폐쇄 후 가스로만 대체할 경우 에너지 믹스 다양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후 2008년 영국정부가 에너지 백서를 통해 신규원전 건설을 장려하는 각종 조치들을 발표한 것이다.
그렇지만 원전건설 중단기간 중에 기술력이 약화되어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른 실정이다.

한국 APR-1400 영국진출 가능성

영국은 17GWe 규모의 신규원전 13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아래 2016년 9월, 프랑스&#8228;중국 국영기업과 Hinkley Point C 건설계약을 맺고 2019년 공사를 시작하여 2020년 중반까지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계약을 통해 원전가동 시작부터 35년간 MWh당 92.50파운드(122USD)의 판매가격을 보장하는 보조금 규정 때문에 2016년 9월 현재 영국의 전기요금 MWh당 42파운드(55USD)의 두 배가 넘는 높은 수준이다.

영국정부는 자국 내 건설가능 원자로형으로 한국산 APR-1400도 고려중이다. APR-1400은 지난 10월 유럽 사업자 요건(EUR) 본심사에서 최단기간인 24개월만에 최종 인증을 받았다. 또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의 6단계 중 3단계를 통과했으며 2018년 9월경에는 설계인증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국 원전이 영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의 7조원 규모 손실을 이유로 영국 Moorside 사업 철수방침을 결정했고 히타치도 원전건설에 따른 재무적 위험을 줄이고자 호라이즌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3월 도시바의 뉴제너레이션사 지분인수 의지를 표명한바 있고 한수원은 히다치로부터 호라이즌사 지분인수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다.
다만 영국 언론들은 한국의 탈원전 선언으로 한전의 Moorside 사업 진출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책적 시사점 4가지

원자력연구원 리포트는 영국의 신규원전 건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시사점으로 4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① 영국이 원전건설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원전의 역할을 재조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은 2020년 중반이면 노후 석탄화력 폐쇄, 원전의 설계수명 종료 등이 집중 도래하여 발전설비용량 확충이 시급하고 북해산 석유, 가스 고갈에 대비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전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②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전략으로 이해된다. 원전의 비중은 2016년 22%에서 2035년 36%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은 25%에서 46%까지 확대할 목표다.
③ 영국은 지난 20년간 원전건설 중단으로 최초 원전을 주도했던 선도국에서 기술력을 후진으로 외국자본과 외국기술로 원전건설을 재추진하는 사례가 되어 있다. 이는 곧 탈원전으로 원전사업을 중단했다가 사후 재추진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④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안보 환경에서 국제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기여할 것을 표명했기에 영국의 원전건설 중단이후 재추진하는 사례를 교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원을 비롯한 대체에너지원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원자력의 역할과 기여도를 면밀히 평가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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