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서울 주요 시내면세점에서 지불하고 있는 송객수수료(단체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가 무려 40%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객수수료란 국내 면세점들이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와 관광가이드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에게 구매 금액의 최대 40% 이상을 송객수수료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수익이 거꾸로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따이궁들의 구매 금액은 일반 관광객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대형 면세점들의 경우 그들 유치에 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의 절반 가까이 돌려준다고 해도 남는게 있으니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 아니겠냐"며 "근본적인 제도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들 면세점들은 평소 지급하는 20%로 줄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업형 따이궁은 개별 보따리상 및 여행객을 여행사를 통해 모객한 다음 면세점에서 상품을 대량 구매하고 면세점은 매출에 대한 송객수수료를 여행사에 지급한다. 또 여행사는 다시 다이궁에게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송객수수료를 페이백하는 식이다. 국내 면제점들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현재 따이궁들은 지난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당체 관관객들의 빈자리를 메우며 국내 면세점들의 최대 매출창구가 되고 있다.

업계 추산으로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따이궁들로 인해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2조 7009억 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20% 증가한 2조 699억 원, 신세계 면세점도 88.3% 늘어난 7057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4억 9597만 달러로 지난 7월(13억 4283만 달러)보다 11%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송객수수료’ 때문에 외화유출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660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9% 증가했다. 국내 면세점들의 송객수수료는 2013년 2967억 원에서 2015년 5630억 원, 2016년 967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16년부터 신규면세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모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승객수수료는 1조 1481억 원으로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연간 면세점 매출액이 약 14조 억원으로 10% 이상의 외화가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면세점 송객수수료율 제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송객 수수료 규제 법안 3건이 발의된 상황이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 내에서는 송객 수수료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상한을 둬야 한다는 입장과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면세점들이 보따리상 매출로 유지되는 만큼 규제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뉘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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