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경제를 전망하는 정부 기관들이 잇달아 우리 경제가 부진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경제 불황을 인정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둔화 국면은 아니라며 나아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으로 교체되는 새로운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끌어가는 경제 방향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2018년 11월 KDI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9월에는 투자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계절 요인이 더해지며 내수 증가세는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됐고, 10월 수출은 조업일수의 증가에 따라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전반적인 흐름은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7월 ‘전반적인 경기개선 추세가 완만’이라고 했으나 8월에는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전반적 경기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에는 ‘경기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개선 추세’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10월에는 ‘내수 흐름은 정체돼 있는 모습’이라며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심화했고, 11월에는 ‘경기 둔화’라는 단어를 사용해 우리나라가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라고 진단했다. 지난 4월 같은 이름의 보고서에서 사용한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를 뺀 것이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와 다음 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로 낮췄다.

한은은 “한층 높아진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전망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는 가운데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발표한 ‘11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10개월간 그린북에서 ‘경기 회복세’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지난달부터는 이 표현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경기 하강 진입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기재부는 둔화 국면은 아니라며 KDI와는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다.

지난 8일 KDI가 ‘경기 둔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경기 사이클상 둔화 국면이라는 것을 판단 내리기 이른 시점”이라며 “여러 지표들이 확정된 이후에 봐야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는 “전반적인 경기 순환 국면 상에서 둔화가 일어났다기 보다 최근 지표 가운데 여러 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KDI가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인들이 있고 수출입도 10월까지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 전체적인 지표도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재정보강 등 경제활력 제고와 저소득층·자영업자 지원 대책, 혁신성장 일자리 창출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9일 신임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사회수석비서관, 국무조정실장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했으며 신임 정책실장에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내정됐다.

신임 국무조정실장에는 노형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승진 발탁됐으며 차관급인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에는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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