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현대자동차 주가가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발표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현대차의 연간 및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꾸준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올해 실적 개선과 신차 출시, 정부의 수소차 지원 등의 기대감에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회성 비용 증가, 미국 관세 등 불확실한 요소들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향후 주가 흐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발표한 현대차의 2018년 경영실적에서 전체 매출액은 97조25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조4222억 원으로 47.1% 감소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3조 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35.4% 감소한 5011억 원으로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평균 시장 전망치(7862억 원)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하락, 주요 시장의 격화,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게 내부 분석이다.

구자영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비우호적 원·달러 환율과 글로벌 저성장 환경으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돼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으며 신규 파워트레인 개발과 친환경차 선점을 위한 투자비용이 커진 것도 현대차 손실을 악화시킨 요소에 꼽힌다”고 설명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자동차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정상 수준 도달 회복에도 현대로템 적자, 금융 일회성 비용 등 비자동차 부문이 부진했다”며 “전년 동기 낮은 기저 판매보증비, 신차 투입으로 인한 마케팅비, 신기술투자 R&D(연구개발)비 증가, 원가율 상승도 비용 증가의 요인이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대차 주가는 지난 연말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일 대비 1.15%(1500원) 소폭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하지만 실적 발표일인 지난 24일에는 전일 대비 0.78%(1000원) 오른 13만 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부터 하강 곡선을 그린 현대차는 지난 11월 22일 장중 52주 최저가인 9만2500원까지 주저앉았다가 이날까지 약 두 달 사이에 40.54%(3만7500원) 상승했다.

올해 현대차 상승세 전망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가 신차 출시로 인한 실적 회복,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팰리세이드의 판매 호조가 연내 이어지고 신형 쏘나타, GV80 등 주력 신차의 흥행이 더해진다면 손익개선의 방향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18년도에 고질적으로 실적을 발목 잡았던 일회성 비용들(충당금, 환비용 등)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면 매 분기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각종 비용 집행으로 인해 부진했던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판매 증가와 일회성 비용의 제거 등으로 2019년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쏘나타·소형SUV 등이 집중된 상반기 신차 판매 증가와 믹스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고,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도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모두 일회성 비용 반영이 집중된 결과로 판단된다”며 “올해 상반기까지의 실적 회복은 미국 적정 재고 복귀에 따른 수익성 정상화가 중심이며 이후의 실적 회복은 원가 절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도 실적 회복과 맞물려 진행될 것”이라며 “재추진이 발표될 경우 실적 회복이 가속화되는 시그널로 해석 가능하다”고 회복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업황 부진(수요 정체)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동력차 시장 성장세가 차별화될 전망이며 수소차는 장기적으로 전기차와 함께 전기동력차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수소차는 인프라 구축 등 광범위한 생태계 조성이 시장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한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의지는 산업 성장의 시작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기 수익성 개선은 어려워

다만 짧은 시간 안에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급 부족으로 신차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현대차가 증산을 위해 노조와 생산인력 전환배치를 빠른 시간 내에 합의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생산인력 전환배치로 일부 공장의 근로자가 줄어들면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복잡한 조립작업 절차로 가동률에 따라 인력을 이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증설 문제를 포함해 사측과의 의견 차이로 매년 파업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불리한 환율 환경, 자동차 업황 부진과 함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및 연구개발 비용 확대와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증가로 원가율이 높아져 있어 이는 수익성 개선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월 예정돼 있는 미국 자동차 관세 이슈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장문수 연구원은 “주요 신규 차종 런칭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부담이 있고 글로벌 모델 확대 적용에 따른 원가율 회복 시점이 계절 성수기인 올해 4분기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손익 회복은 연말로 갈수록 완만히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높은 상품성과 경쟁력 있는 판매 가격을 보여줬지만 연간 생산 대수가 7∼9만 대 수준으로 추정돼 연간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다”며 “오는 3월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쏘나타 등의 판매가 실적에 반영되기 전인 올해 1분기까지 실적 변동 요인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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