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정유경 남매.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성적표를 받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 부회장은 핵심사업인 이마트부문 실적이 저조하면서 '낙제점'을 기록한 반면, 정 총괄사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2018년 잠정실적 결과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1819억 원, 영업이익 3970억 원을 기록해 2017년 대비 매출은 33.9%, 영업이익은 14.8% 증가했다. 순이익은 2819억 원으로 전년보다 31.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연결 계열회사의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2017년보다 실적이 늘어났다”며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신세계DF가 명동점에서 2조 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는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16조4126억 원으로 2017년 대비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628억 원으로 20.9%, 당기순이익은 4785억원으로 23.8% 각각 떨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점 기존점 신장율이 2.8% 감소한 데 더해 인건비 증가 등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상승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기순이익과 관련해서는 "영업이익 감소를 비롯해 직전사업연도의 코스트코코리아 지분 및 관련 유형자산 매각 등 처분이익에 따른 당해사업연도의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 오너일가 남매의 실적 비교는 지난 2016년 4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교환하면서 남매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 당시 지분 교환에 따라 정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율을 7.32%에서 9.83%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율을 2.51%에서 9.83%로 각각 높였다.

이후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업군을 나눠 책임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시장점유율은 △2015년 20.4% △2016년 22% △2017년 25.3%로 2년 동안 5%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매출 역시 2015년 2조 6000억 원에서 매년 두자릿 수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또 신세계면세점도 최근 빠르게 성장하며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이은 3강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정 부회장의 주력 사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회장의 야심작 중 하나로 편의점사업인 이마트24는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며 성장이 더딘 모습이다. 이마트24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 점포 수 5000곳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3700여 곳을 오픈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편의점 거리제한 규제 등으로 인해 외형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아울러 노브랜드 가맹사업 시작을 계기로 이마트24 가맹점주들과 갈등도 빚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특화점포 삐에로쑈핑 △가전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소주브랜드 제주소주 △H&B(헬스앤뷰티) 스토어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호텔 등 다양한 신사업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 사업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본격적인 실권을 행사한 지난 2009년부터 다양한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조 단위에 이를 것"이라며 "이색적인 사업 구상과 시도로 새로운 유통모델을 선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들은 기존 사업에 새로운 정책을 붙인 모델로 이미 포화시장에 진출한 자체가 모험으로 보이며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