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잦은 가동중단 탓 닛산 로그 ‘일본으로’…한국GM, SUV 5형제 결집

▲ 생사 바뀐 두 기업, 르노삼성 ‘폭망’ & 한국GM SUV로 ‘생환’ (편집=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생사의 기로에서 입장이 뒤바뀌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노사 화합에 정상 궤도를 오르던 르노삼성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한국 철수설과 공장폐쇄를 염려하던 한국GM에게는 희망의 빛이 보일 전망이다.

12일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부산공장 노동조합에 일시 가동중단을 통보했고, 노조는 지난 10일 약속했던 대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10일 임단협 재협상은 결렬됐고, 노사 간 대립의 크기를 확인만 했다.

이와 관련 부산지역 사회와 지자체 및 협력업체들은 노사의 양보와 타협을 외치고 있지만, 돌아오는 건 부분 파업에 따른 생산물량 축소다. 지난 한달 여의 시간동안 중재에 나서고자 했던 부산시와 부산지역고용노동청도 얻은 것 없이 피로감만 과중됐다.

이에 더해 오는 9월까지 10만대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던 닛산 로그 물량이 닛산의 글로벌 경기에 따른 생산량 수정 요구에 따라 6만대로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닛산이 줄이기로 한 물량 4만대 가운데 60%인 2만4000대는 일본 규슈의 닛산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는 것. 이어지는 파업과 떨어진 가동률에 생산차질을 면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가족이 르노삼성 협력업체에 다닌다는 부산시민은 “이제는 정말 힘들어 한다”며 “매일 출근해도 크게 할 일이 없어 그냥 시간만 보내다가 퇴근하는 날도 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르노 본사에서 부산공장을 유지할 필요성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10만7000여대 수출을 달성한 닛산의 로그를 뺀 부산공장의 지난해 수출량은 3만대에도 못 미치고 그마저도 전년 보다 떨어진 실적”이라고 평했다.

특히 지난 한 해 내수 하락률(-0.5%)에 비해서 수출 하락률(-3.2%)은 6배가 넘었으며, 전년 대비 1.9% 하락한 수출 금액만도 7.9억 달러(약 9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수출 주력 상품인 ‘로그’마저 빠지고 생산량이 절반이나 떨어질 위기에 놓은 셈이다. 

▲ 르노삼성의 수출량 감소률이 국내 자동차 기업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출액은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 수출액 추정치)

반면 지난해 GM군산공장 폐쇄 후 1년여가 지나도록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GM의 한국 철수설에 시달려 오던 한국GM은 SUV 전문기업으로의 환골탈태를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GM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라인 스피드 하락과 근로자 근무 2교대에서 1교대 전환 등에도 노동조합과 산업은행 등과 체결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으며, 연구개발 독립 법인으로 세운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서 자체 연구를 통한 신차개발도 마무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수출 1위 품목인 소형 SUV 트랙스를, 말리부 신차 판매 부진 등으로 가동률 조절에 들어간 부평 2공장 생산으로 전환하고 부평 1공장에서는 준중형 SUV 신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2년까지 창원공장에서 연장해 생산하고 있는 경형 미니밴 다마스와 경형 미니트럭 라보의 후속 물량으로 2023년부터 신개념 차량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차량이 결정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배정된 CUV는 국내 기술로 연구 개발을 거쳐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이라며 “한국GM의 SUV 라인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GM에서 생산 또는 생산예정 및 도입될 차량으로는 소형SUV 트랙스와 올 하반기에서 내년 초에 걸쳐 출시될 준중형 SUV 신차, 그리고 중형 SUV 이쿼녹스와 올 하반기 도입될 대형 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 총 5종이며, 여기에 CUV를 더하면 총 6종의 SUV 라인이 구축된다.

다만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직원들의 단체협약 관련 한국GM 노조가 기존 단체협약을 승계를 주장하는 반면 한국GM은 테크니컬센터는 별도의 법인이고 생산직, 사무직 등으로 구분되는 만큼 별도의 단체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또 다른 신경전도 펼쳐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생사의 기로에서 겨우 생의 문턱을 넘어온 한국GM이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잦은 부분 파업과 타협안 거절을 이어온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노조에 대해 가동 중단이라는 결단으로 맞섰고, 노조는 재파업에 들어가 이 사태가 장기전으로 간다면 생산량 축소와 함께 과거 한국GM 군산공장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여론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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