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접종순위, 속도조절 문제다
대통령, 백신자국주의 비판 오해우려

칠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40%에 달하고 있다. 2주간 기준 신규 확진자가 이전보다 7%가량 줄었으며,  검사 양성률은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칠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40%에 달하고 있다. 2주간 기준 신규 확진자가 이전보다 7%가량 줄었으며, 검사 양성률은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정부가 코로나 백신 추가물량 확보에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발표했으니 “이제부터는 접종 속도를 높여 집단면역 조기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나라’들은 집단면역 형성에 성공, 마스크를 벗고 일상생활로 복귀한다고 하지 않는가. 백신확보에 국가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이스라엘은 “관광객 입국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EU는 “백신 접종한 미국인에게 여름여행 오라”고 선언했다는 소식이다.

추가 백신확보, 11월 집단면역 형성 앞당겨야


국무총리 직무대행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6일 대국민 백신 담화를 통해 “백신 추가물량으로 총 1억9,200만회분, 9,900만명분을 확보함으로써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3600만명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총리대행은 한걸음 더 나아가 “집단면역 형성을 단 하루라도 앞당기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으니 솔직히 모처럼 귀담아 들은 밝은 소식이다.

이보다 앞서 범정부 백신확보 TF(팀장 보건복지부 장관)가 24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미국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계약 1300만명분과는 별도라는 발표다.

그 사이 ‘백신 거지’ 신세라고 한탄하며 “웃돈을 주더라도 추가물량을 확보하라”고 촉구한 여론에 응답한 모양이다. 그러나 추가 화이자 백신이 언제쯤 도입되느냐는 질문에는 ‘계약상 비밀’이라고 하니 퍽 답답심정이다. 전문가들의 논평을 들으면 모더나 백신의 경우 2000만명분 계약하고도 차질을 빚고 있지 않는가.

이 때문에 “화이자 백신의 추가 계약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조기도입 실현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접종 우선순위와 접종계획에 따라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이룩하고자 서둘고 있는 모양이다. 화이자 백신 공급부족으로 75세 이상 노인 접종도 곧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필수인력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도 지난 26일부터 시작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솔선수범으로 첫날 접종했다. 그러나 부작용 우려 거부감이 남아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백신 차질을 해외 자국주의 탓 돌리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수․보회의를 주재하면서 11월 집단면역 형성까지 필요한 백신을 충분하게 확보했노라고 재확인하면서 정부가 이 시기를 앞당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백신물량 확보와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확실해지지 않았느냐고 믿어진다.

반면에 문 대통령이 이날 백신 자국 우선주의를 공개 비판한 대목이 다소 거슬리는 느낌이다. 대통령이 “코로나 감염병은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지만 자국 우선주의로 국제공조가 뒷전으로 밀려나 ‘각자도생’ 지경”이라고 지적했다는 요지다. 우리가 지금껏 듣고 보고 있는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 사태의 비상 속에 냉혹한 현실 아닌가. 무엇보다 5월말 방미를 앞두고 있는 대통령이 미국의 백신 자국주의, 우월주의를 비난한 것으로 전해지지나 않을까. 우리에게 절실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백신 등이 모두 미국이 개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대통령이 지적한 자국우선주의, 수출통제, 사재기 등은 평소 같으면 ‘반 글로벌’ ‘악덕 상행위’ 쯤으로 비난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특별상황 아닌가. 더구나 한국은 K방역 자화자찬으로 백신확보에 늑장 부린 나라로 지목되지 않는가.

청와대에 방역기획관제를 신설하고 하필이면 “백신확보 서두를 필요 없다”는 논리의 기모란 교수를 그 자리에 임명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방미를 앞두고 NYT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김정은과 대화, 시진핑 주석과 협력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으니 모두 미국이 듣기 싫은 말 아닐까. 또 전임 트럼프 관련, 북한과 대화에 “변죽만 울렸다”고 했으니 트럼프가 발끈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에게 “지도자로서 약했다” “김정은이 그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폭로했으니 망신 아니고 무엇인가. 또 대중국 안보견제용 쿼드 참여 요청에 필요 없다고 거부해놓고 시 주석과 협력하라니 미국이 긍정하겠는가.

북의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끝없는 러브콜에 ‘삶아놓은 소대가리가 웃을 노릇’ ‘임기말이 고통스러울 것’ 등 막말로 조롱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지극정성으로 김정은 찬양으로 일관하니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대통령 방미, 백신소통․스와프 성과기대


문 정권으로부터 학대받고 있는 전경련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의 인식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방미기간 중에 백신 공급을 위해 직접 미국 민간기업과 소통해야 한다”는 응답이 7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상회담을 통해 이룩할 주요 성과로는 ‘백신 스와프’가 31.2%로 가장 높고 한․일 현안 21.1%, 경제협력 18.6%, 대북이슈 14.8% 순으로 나타났다.

대외 전략에서는 일본, 호주와 같이 미국의 역내 리더십에 적극 동참(44.3%)에 이어 미․중관계 균형고려(37.7%), 미국과 적당한 거리두기 및 친중국 포지션 확대(9.9%) 순이었다. 또 한․미간 경제 이슈는 미국의 핵심부품 공급망 재검토 기회활용, 경제실익 확보(41.7%), 기술선진국간 5세대 이동통신 첨단기술동맹 구축(26.3%) 순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백신 접종률과 경제성장률 회복속도가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해 냈다. 한경연 보고서가 OECD 회원국 가운데 백신 접종률을 공개한 31개국의 경우 접종률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 상승치가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접종률 1%P가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전년도에 비해 0.021%P 높아진다는 결과다.

실제로 백신 접종률이 40%를 넘은 이스라엘은 전년비 7.5%, 그 뒤 영국 15.2%, 미국 9.9%나 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에 접종률 3.2%인 한국은 접종률 순위 29위, 경제성장률 35위로 OECD 꼴찌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런저런 측면을 다 종합해도 지금껏 코로나 방역 및 백신접종 관련 정부대응이나 대통령의 국정리더십은 냉혹한 비판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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