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기홍 교수, 행복우물 출간

"길을 가려거든 길이 되어라" 북 커버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 현직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의 종횡무진 5년간 해외여행, 크루즈 여행을 사진과 글로 엮어냈다. 가는 곳마다 역사를 더듬고 가야 할 길을 묻는 형식이다.

유대인 학살 추모관에서는 독일 민족을 광기로 몰아 넣은 원인을 파헤치고 한 유대인의 편지를 읽고 그에게 돌아갈 고향이 있는가를 묻는다.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 열사 추모관에서는 약소 민족의 백성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에 울고 체코에서는 “과연 프라하에는 봄이 왔는가”라고 묻는다.

크레타 섬에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추모하며 그의 묘비명을 다시 들여다 본다. 그가 인생의 길잡이로 삼았다는 사람은 파우스트나 햄릿도 아니고 돈키호테도 아닌 오디세우스다. 그것은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라는 그의 말 때문이었다. 에게해가 바로 오디세우스의 바다였다.

필란드 헬싱키에서는 750년의 긴 세월 동안 스웨덴과 러시아의 식민지로 남았던 필란드 사람들의 고통을 떠 올린다.

남미의 이과수 폭포를 몇 차례 다녀오면서도 자신의 여행을 순례라고 표현한다. 영화 ‘더 미션’의 가브리엘 신부를 떠 올려서다. 그는 포르투칼과 가톨릭 교황청의 정책에 반대하면서 온 몸을 던진 가브리엘 신부의 마지막 한 마디, “권력이 선이라면 사랑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오”라는 말을 곱씹는다.

파리에서는 물랑루즈 무용수 들을 보며 그들의 철저한 직업 정신을 보고 느끼며 그들의 춤은 결코 단순히 몸으로만 추는 것이 아니라고 결론한다. 정해진 체중에서 단 1㎏이라도 초과 할 경우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하는 무용 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어찌 눈으로만 즐길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다.

저자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미켈란젤로가 만든 피에타 중 24살 때 만든 바티칸 피에타에 비견될 작품이 없다고 한탄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 가족 대성당에서는 안토니오 가우디의 죽음을 추모한다. 지나가는 전차에 치인 그를 걸인이나 행려병자 정도로 치부한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세기의 대 건축가는 삶을 마감한다.

이 책을 출간한 행복우물은 대학에서 학생들과 오랫동안 교감한 저자가 사고의 폭을 더 넓히려고 세계를 순례하며 곱씹은 철학, 문학, 역사 탐방기라고 말한다.

저자 김기홍은 서울대에서 역사의 경제학을 공부하고 UCSD에서 정보경제학과 응용게임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KIET 연구위원을 거쳐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한다. (도서출판 행복우물 2021.6.14. 출판. 384 페이지. 값 1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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