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욕있는 권력유지 독재자는 민주주의 원칙을 수정하려 한다."
by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

[김민경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1989년 폴란드가 시장경제(신 개혁방안)를 도입하고, 1992년 이후 폴란드 경제는 크게 성장했다. 민주주의 정부는 비효율적인 기업을 모두 민영화시켜 가치를 높이고 자유경쟁을 통해 사유화 개혁을 하여 사유 경제의 위력을 보여줬다.

이 책의 저자인 역사가이자 언론인인 앤 애플바움은 유대인으로 미국에서 태어나 1985년 학생 신분으로 당시 소련 레닌그라드에 체류한 이후, 직접적으로 민주와 운동 자금 조달원으로 활동하며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동유럽의 민주화에 이바지했던 인물이다.

1988년부터 폴란드에서 살았던 저자는 1980년대의 폴란드의 민주주의 운동의 성공 속에서 그 일원이 되었다. 2015년 폴란드는 총선에서 235석(51%)을 차지해 폴란드 제1당이 된 법과정의당(PiS)은 창당 이래 최초로 의석을 가장 많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 문화계와 기업은 물론 언론과 사법권까지도 독차지한 법과정의당의 폴란드 민주주의는 현재 어떠한지 이 책이 보여주고 있다.

과거 폴란드 민주주의 운동에 앞장섰던 지식인들이 이제는 '권위'에 찌들어 독재적인, 즉 1당 주의적 민주주의로 변모해가는 민주주의를 몸소 느낀 저자는 2020년 이 책을 통해 꺼져가는 민주주의를 걱정하고 토로하고 있다. 일당 국가가 반드시 야당이 하나도 없는 국가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라고도 지적한다.

권위적 선동가에 휘둘린 민주주의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선동가의 거짓말과 허풍에 민주주의의 전제 정치화를 우려했다. 부패한 통지자, 지식인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당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열망'의 노예로 전락한 통치자는 이성과 합리성의 정치제도 속에서도 언제든지 비이성적인 요소가 분출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식민지 미국이 민주주의 건설 초기에 '민주주의 과잉(Excesses of democracy)'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의 선택도 기각할 수 있는 선거인단 제도의 탄생을 언급하면서 통치자의 '열망'이 권위적인 선동가에 의해 민주주의가 인간 개개인이 안도할 수 있는 그러한 소속감을 짜릿하게 느끼게 해주는 전체주의로도 흘러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 경제학자 카렌 스태너가 말했듯이, 권위주의는 정치적인 의미가 없기에 보수주의와 같은 것은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저자는 '권위주의적 퍼스낼리티'를 언급하기도 한다. 바로 심리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독재자는 선동을 잘하는 충성 엘리트(언론·사법권) 필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알렉산더 해밀턴은 경고했었다.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민주주의 원칙을 수정하는 '그들'을 주의하라고.

저자는 언론의 자유를 민주주의가 인정하지 않으면, 이는 레닌의 일당 독재 국가의 언론 정책과 다르지 않다고도 언급한다. 폴란드의 집권당 법과정의당은 2015년 총선 승리 이후, 거짓말과 음모론을 그들이 장악한 언론과 사법권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산해 이를 권력 유지에 힘써왔다고 저자는 본인이 폴란드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을 이 책을 통해 팩트로서 서술하고 있다.

한편,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대유행병은 역사적으로 국가 권력의 팽창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새로운 권위주의와 부합했다고 말한다. (지은이: 앤 애플바움, 옮김이: 이혜경, 빛소굴 출판사, 15,000원)

이 책을 읽은 필자는 묻고 싶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현재 어떠한가. 족벌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가 자유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것인가. 자유 체제는 어디있는가. 언론과 사법권을 권력(통지차 또는 거대당)이 입맛에 맞게 통제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일당 국가와 뭐가 다른 것인가. 어쩌면 민주주의 가장 큰 적은 내부의 권위주의에 취한 매혹적인 지식인이 아닐까.

앤 애플바움 (Anne Applebaum) (지은이)

역사가이자 언론인인 앤 애플바움은 매체 〈애틀랜틱〉에서 전속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존스홉킨스 대학 아고라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다.
유대인으로 미국에서 출생해 예일 대학에서 수학했고 1985년 학생으로 소련 레닌그라드에 체류하였다. 학생 시절 스스로 민주화 운동 자금 조달원으로 활동하며 공산주의 동유럽의 민주화에 이바지했다.
2004년 '굴라크: 소련 강제수용소의 역사'로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으며 '철의 장막: 1944년 - 56년 동유럽의 충돌'을 통해 컨딜상을 수상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