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정중단 활동 재가동 지시
문 정권, 평화프로세스 5년 무산꼴?

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전술유도탄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전술유도탄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화면)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북한 김정은이 다시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 위협카드를 들고 나왔다. 북한노동신문이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그동안 잠정중단했던 모든 활동의 재가동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연초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연속도발에 이은 후속카드로 제시한 꼴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후속 준비된 카드


노동신문은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 들면서 무분별하게 행동하고 있는데 대한 자료가 통보됐다”면서 이에 “우리가 선결적,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 조치 등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중단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은 2018년 4월 20일,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7기 3차 당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ICBM 발사 중지를 선언했었다.

이날 노동신문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국가의 존엄과 국익수호를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선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했다”고 강조했다.

북의 김정은이 어떤 계산속으로 핵과 ICBM 위협카드를 내세웠을까.

지금은 북의 극초음속 미사일 연속 발사 이후 세계의 규탄을 받고 있는 시점이다. 미국과 유엔안보리의 추가적인 제재가 논의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관련 북한과 러시아인 7명에 대한 제재조치를 단행했다.

이런 민감한 시기를 골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하지 않았을까. 행여 미국이 유화적인 협상교섭이 오면 좋고 강경 제재로 나와도 좋다는 각오일까. 이 과정에 가장 쫓기는(?) 입장인 남조선이야 눈에 보일 까닭이 없다. 보나 마나 남한은 종전선언 말하고 평화프로세스나 강조할 테니 특별한 관심이 필요없다고 계산하지 않았을까.

참으로 북의 도발과 조롱 앞에 대한민국 위상이 너무나 초라하게 여겨지는 상황이다.

평화프로세스 집념 하에 ‘무대응’ 일관


북의 핵위협 재개에 미국과 유엔이 즉각 규탄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에 시진핑 주석의 중국은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면서 이번 기회에 성의있게 답해야 한다는 말로 김정은을 두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집트 방문 중에 “현 상황에서 평화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대통령은 이집트 일간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평화로 가는 길이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를 위한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문 대통령의 집념이자 신념으로 보인다. 반면에 북측의 김정은이 듣고 싶은 말인지는 의문이다.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를 통해 “북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 등과 긴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핵위협 재개에 대한 유감이나 경고 표현은 없었다.

대통령이 끝까지 평화구축을 강조하는데 국가안보실 차원에서 더 이상 무슨 결의를 보일 수 있을까. 이 또한 북측이 예상할 수 있는 답변 아닐까.

반면에 정치권 논평은 좀 달랐다. 집권당 이재명 후보는 “북의 핵실험 재개가 한반도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강력유감’을 표명하고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논평했으니 문 정권과는 비교, 차별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좀 더 강경하게 “북의 어떤 위협이나 도발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말하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완전 실패라고 규정했다.

실로 북의 연속적인 대남도발 행위에도 정부가 평화프로세스 공약을 위해 대북 규탄성명 한마디 못하는 대북 굴종식 행태가 문제라는 결론이다. 김정은이 바이든 정부나 상대하고 문 정권은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하는 자세가 어디서 나왔을까.

새해 들어 북이 마하 5, 사거리 700km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미국과 EU 등 각국이 강력규탄했지만 한국은 침묵일관이었다. 이날 대통령은 남북철도 협력사업 현장에 참석하여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았는가.

남한 차기정권 겨냥, 핵보유국 지위 과시?


북의 김정은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도 회담했지만 별 무성과라고 계산할 것이다. 반면에 그 사이 비핵화는 던져 버리고 핵보유국 지위에다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는 ICBM을 확보했노라고 과시하게 됐다.

북은 지난 2017년 11월, 평남 평성서 ICBM 화성-15형의 시험발사 성공으로 ‘국가핵무기 완성’을 선언했다. 핵폭탄 소형화에다 장거리 운반체계까지 완성했다고 자부한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도 북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 4종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북 노동당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선보인 화성-17형이 다탄두 탑재가능에다 사거리가 1만5천Km에 달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번 북의 핵과 ICBM 위협카드를 계기로 정보당국이 관측하기로도 2.16 김정일 탄신 80주년 기념 광명성절 축하 열병식 준비가 한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15 김일성의 ‘태양절’이 다가온다.

반면에 2월엔 북측이 참가 못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3월에 남조선 대통령 선거, 4월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이들 일정 가운데 남조선 차기정권을 겨냥할 수 있는 어느 시점을 골라 핵실험을 재개할런가. 참으로 불안하고 불길한 예감이 겹치고 쌓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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