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기기 제작 언론공개, 전국 홍보
‘죽다가 살아난’ 희망의 불씨 활기 회복

터빈 공장 현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터빈 공장 현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탈원전 정책 폐기선언 1년여 만에 원전건설 재개로 원전산업이 부활 모습을 보였다. 원전 제작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15일 창원공장서 신한울원전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 행사를 준비하여 이를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전 국민이 지켜보게 만들었다.

이날 착수식에는 에너지정책 주무부인 산업부 이창양 장관이 참석하여 “금년 안에 원전산업 생태계는 완전 복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년 만에 죽다가 살아난 원전 생태계

신한울 원전용 주기기 제작 착수는 원전건설 중단 6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경사(慶事)였다. 수많은 중소 원전 산업계 사람들은 ‘죽다가 살아난’ 부활의 표정이었다.

이날 거대 창원공장 내부 단조 공장에서 진행된 증기발생기 제작과정 공개는 장엄한 장면으로 표현됐다.

거의 버스 크기만 한 쇳덩이가 무려 1200도로 달궈진 시뻘건 모양으로 1만 7천 톤의 대형 프레스 위에서 다듬어지는 광경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한수원과 2조 9천 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으로 이날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에 착수할 수 있었다.

두산은 원전 제작 일관공정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로 APR 1400형 원자로를 비롯하여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SMR도 이곳에서 일관제작할 수 있다.

두산은 탈원전 정책 폐기 이후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을 앞당기기 위해 각종 부품, 기계가공, 열처리 등 460여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조기 발주 320억원, 올들어 2200억원 상당을 발주했다. 곧이어 펌프, 배관, 밸브, 케이블 등 보조기기 부문 2조원 대 계약도 서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창원공장의 원전 주기기 제작 행사를 계기로 창원 시내에 위치한 원전산업 뿌리기업들도 활기를 보였다고 한다. 아직 완전 회복은 아니지만 “죽다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밝은 표정이었다는 소식이다.

원전 주업 한수원의 변신 효과 긍정

무엇보다 정권교체 후 한수원이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으로 변신한 모양이다. 한수원은 원전 운용이 주업인데도 지난 정부 5년 내내 탈원전 정책 ‘하수인’ 격으로 원전 죽이기에 충성한 꼴이었다.

그러다가 이날 신한울 3·4호기 공사재개를 계기로 “존폐위기를 겪고 있던 원전 기업에 희망이 돋았다”면서 앞으로 “기자재, 설계, 시공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사업 초기 3년간 1조 4천억 원을 집행해 중소기업들에 빨리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수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 수순에 맞춰 원전 생태계 활성화 TF를 발족시켜 여러 차례 간담회, 토론회를 갖고 200여 협력사들을 방문, 의견을 청취한 후 협력사 지원책을 보장,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꾸준한 원전산업 일감 확대, 확보를 위해 해외 원전 수출도 정부와 함께 강력 추진해 온 모습이었다.

한수원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체코와 폴란드 원전의 경우 정부의 적극 뒷받침 아래 수주 활동의 성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네덜란드 등 신규 원전 도입 국가 대상 맞춤형 패키지 발굴 등으로 정부의 원전 10기 수출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다.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식에 참석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원전 생태계 정상화가 시작됐다”면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원전 산업계가 조기에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속적인 원전산업 일감 공급망 확충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시 한미 원전 산업계가 협력키로 약속한 소형 모듈 원전 SMR의 제3국 진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차세대 원전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는 SMR의 경우 미국의 설계기술과 한국의 제작, 건설, 운용, 관리 전문성이 결합하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탈원전 정책 폐기를 환영하는 요소들

원자력 전문가들과 원전 산업계가 조기 공사재개를 촉구해온 신한울 3·4호기는 경북 울진군에 발전용량 2.8GW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2016년 환경영향평가를 끝내고 2017년 말 발전사업 인허가까지 마쳤지만 탈원전 공약 정부의 출범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신규원전 4기 건설계획도 이와 함께 취소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주기기 제작업체로서 이미 5천억 원을 사전투자한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원전 산업계는 공사재개를 거듭 촉구했지만 정부가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날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제작 착수식으로 2024년에는 건설부지에 원전을 착공하여 3호기는 2032년, 4호기는 2033년에 완공할 방침이다.

원자로는 한국형 APR 1400으로 UAE 수출한 노형을 적용한다. 탈원전 폐기, 원전건설 재개는 한전 경영 정상화, 전기요금 안정 및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회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한전 경영적자 32조원, 올들어 1분기 6조 적자의 주요 배경이 발전원가가 가장 싼 원전 이용을 줄이고 5~6배나 비싼 LNG, 석탄화력 등을 늘렸기 때문임이 물론이다. 전기요금의 경우 2분기에 다시 5.3% 인상했지만 한전 적자경영 해소에는 태부족 상황이다.

종전 한국의 제조업 강점이 바로 전기요금이 싸다는 점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탈원전 정책 폐기 이후 머지않아 전기요금 안정화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키워드

#탈원전 #원전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