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세, 중국시장 개선 긍정
4분기 흑자예상 고유가 영향 우려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연휴 기간 중 경제뉴스라면 산업부가 지난 9월 무역수지 흑자로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라고 발표했다. 수출은 12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감소세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여 무역 규모가 축소되는 ‘불황형 흑자’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수출감소, 수입 대폭 감소 ‘불황형 흑자’


산업부가 발표한 지난 9월 수출실적은 546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4%가 줄었다. 그러나 수출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째 연속이지만 가장 낮았다는 평가다.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수출 물량은 전년에 비해 0.3% 가량 증가했으니 수출단가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믿어진다.

수입은 509억 6천만 달러로 전년비 16.5%나 크게 줄어들었다.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지난 9월 중 무역수지는 37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으니 지난 6월부터 넉달째 흑자 진행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수출 품목으로 보면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반도체 실적이 99억 달러로 작년 10월 이후 최고 실적이다. 이로써 지난 1분기에 저점을 찍고 점차 회복 흐름세를 나타내고 있지 않느냐는 평가다.

수출 주력 품목 가운데 자동차 수출이 10% 늘어 15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하고 일반기계(10%), 선박(15%), 철강(7%), 디스플레이(4%), 가전(8%) 등 6대 품목이 호조를 기록했다.

수출시장에서는 대중국 수출이 110억 달러로 2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으면서 올들어 최고실적을 나타냈다. 무역수지면에서는 아직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조금씩 개선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수출 주무부인 산업부는 9월 무역실적을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표정이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세계적인 고금리, 중국의 경기둔화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여건 악화 속에서도 우리 무역이 꾸준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부 수출 총력화 시책도 역부족


수출은 오랫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역할을 다해 왔기에 지금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무엇보다 수출 회복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정부가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기치로 거의 수출 제1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수출금융을 최대한 확대하고 수출시장 다변화와 시장개혁을 적극 지원하는 시책을 발표한 바 있다. 주무부인 산업부의 신임 장관이 아예 취임식을 생략한 채 울진과 창원 등 원전 산업계를 방문하여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온갖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맥이 끊어진 원전 산업계를 독려하여 수출을 촉진하겠다는 행보임은 물론이다.

그동안 실적 부진으로 불안을 안겨줬던 최대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이제 바닥을 찍고 좋아지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선박 등 효자품목들의 실적 개선도 계속 유지되리라는 예측이다.

이런저런 기대를 모아 정부는 4분기부터 수출 확대 및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정착될 것으로 예측하는 모양이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로 진행되리라는 당초의 예측이 그리했다.

그렇지만 낙관하기는 어려운 국면도 적지 않다.

이달 추석 연휴와 대체공휴일 등 황금연휴가 작업 일수를 단축하고 10월 중에도 쉬는 날이 적지 않으니 수출실적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 아닌가.

더구나 에너지 수입이 줄어 무역수지 흑자를 이룩한 ‘불황형 흑자’도 거의 한계를 맞은 상황 아닐까.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곧 90달러를 넘고 연말에는 100달러를 돌파하리라는 예측이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으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원유 수입을 늘려야 하는 구조 아닌가.

최대주력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규제


무엇보다 반도체산업의 경우 우리의 자력만으로 수출 활력을 증진시킬 수 없는 글로벌 환경에 묶여있는 꼴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중국 반도체사업이 미국의 반도체 장비 반입규제의 유예조치로 겨우 한숨을 돌리게 됐노라고 크게 보도된 바 있다.

미국이 반도체 지원금 받는 반도체 기업의 중국 사업에 대한 ‘제한사항’에 이어 장비반입 규제마저 무기한 유예함으로써 한국 반도체산업의 불확실성이 거의 해소되지 않았느냐는 보도였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서우에 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SK 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다랜에 낸드플래시, 충칭에 패키징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장비반입 규제 유예는 미국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목록의 업데이트 형태로 승인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 한해 지정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유예조치로 삼성과 SK는 중국공장 시설 투자와 운용계획을 세워 추진할 수 있다고 믿어진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조건이 중국 내 확장을 10년간 5% 이내로 제한한다는 규제에 묶여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기존 중국 사업을 확장 없이 현상유지만 해야 한다는 뜻이니 당분간 한숨만 돌렸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 아닌가.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양대 반도체산업의 중국 투자는 장기적으로 국내 유턴이 옳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지난 9월 무역수지 흑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수출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수출시장 다변화 등 지원시책은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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