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른 인재와 사들인 인재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 공개 경쟁시험을 치른 입사생들은 너무나 치열했던 공채시험을 추억한다. 공채 인재들은 “국군의 3군 사관(士官) 출신만이냐, 우리도 사관 출신이야…”라고 외치고 싶었다.

삼성의 공채 인사가 1957년부터 시작되어 1980년대엔 이병철 회장의 ‘삼성정신’으로 무장된 사관생도 출신이 주요 임원과 사장직을 맡고 있다고 자랑했다. 공채 제1기 송세창(宋世昌) 제일모직 사장에서부터 제6기생 이수빈(李洙彬) 제일제당 사장에 이르기까지 공채 출신들이 주류를 형성했다.

이때 삼성경영에 회장 한명 빼 놓고 “이병철 인맥이 한명이라도 있느냐”고 강조했다. 실로 삼성경영은 ‘인재경영’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이 무렵 대우는 공채 1기가 부장급, 럭키금성은 부사장급으로 비교되고 현대는 공채개념이 불명확한 가운데 1965년 입사 이명박(43) 사장이 1977년 사장으로 승진하여 ‘샐러리맨의 신화’로 선전됐다.

실상 공채생 인재의 활약이 화려하게 전개됐지만 창업자 인맥과 특채생 인재 스타들도 중량감 있게 분부시게 진행됐다.

1978.11.30, 제15회 수출의날 기념식에서 최규하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대리하여 현대중공업 이춘림 대표에게 7억불 수출의탑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78.11.30, 제15회 수출의날 기념식에서 최규하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대리하여 현대중공업 이춘림 대표에게 7억불 수출의탑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동서남북 거침없이 군림하니 정인영, 정세영 회장 등 형제들의 활동도 보이지 않고 이춘림 현대중공업 회장 등 일부 창업동지와 경제기획원 출신 정문도 사장 등 특채가 눈에 띄었다. 대우그룹은 뿌리가 짧아 무역부문 이경훈 사장(금융인), 건설부문 김동규 사장(상공부 출신), 전자부문 김용원 사장(조선일보), 조선부문 홍인기 사장(재무부), 자동차 사장 최명걸(47) 한은 출신 등 ‘사들인 인재’ 집단형이었다.

럭금그룹도 공직 출신 등 특채인맥 군단이 화려했다. 금성사(LG전자) 박승찬 사장, 금성통신 윤욱현 사장, 럭키개발 홍선언 사장, 럭키상사 문박 사장, 금성전기 차유배 사장, 금성계전 최선재 사장 등이 모두 특채생, 특기생들이다.

효성그룹은 배기은 동양나이론 사장, 송재달 폴리에스터 사장, 대성목재 배도 사장, 효성중공업 최종완 사장 등이 특기생 군단이고 기아자동차는 김철호 창업인맥 퇴진으로 공채생 김선홍 사장 및 육사 8기생 특채 민경중 아세아자동차 회장 체제가 특징으로 꼽힌다. (발췌: 졸부대행진, 배병휴 지음)

'재계비화: 졸부대행진(배병휴 지음)' 북커버. (사진=이톡뉴스DB)
'재계비화: 졸부대행진(배병휴 지음)' 북커버. (사진=이톡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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