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작 유감표명, 무사태평 대응
미·일은 유엔안보리 위반 규탄성명

사진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오른쪽)으로, 탄두부 모양이 다소 다른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오른쪽)으로, 탄두부 모양이 다소 다른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북한이 새해 벽두에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노라는 도발로 기고만장인데 어찌 정부는 강력대응 성명 한마디도 내지 못하는가. 세계가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 일색인데 가장 피해 당사국인 한국 정부가 맨입으로 전전긍긍한다는 말인가. 행여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유화정책에 따른 김정은에 대한 눈치나 배려인가.

북의 기고만장,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


북은 지난 5일, 동해상으로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선전했다. 바로 문 대통령이 남북 출입사무소가 위치한 최북단 제진역에서 동해선 연장 철도 착공식에 참석한 날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북의 음속 5배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도발 직전까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그때 북은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로 막을 수 없는 극초음속 시험발사에 성공했노라고 과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사일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 발사 방위각으로부터 120Km를 측면기동하여 700Km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발사한 화성 8형보다 크게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다는 뜻이다. 화성 8형의 비행속도는 음속의 3배, 비행거리 450Km였지만 이번 발사는 음속의 5배, 비행거리 700Km였다니 획기적인 기술, 성능 과시 아니고 무엇인가.

미사일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이 한·미 간 미사일 요격망을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고도화한 모양이라고 해석한다.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가 측면기동했다는 것은 탄두부가 음속의 5배 목표 고도에서 수평 비행하며 좌우로 기동했다는 뜻이며 낙하단계에 비행제도를 변경하면 탐지하거나 요격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북은 이 미사일이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핵심사업’의 성공이라 주장했다. 이로써 한·미 간 미사일 요격체제를 무력화시켰다는 주장 아니겠는가.

북 눈치 보며 무사태평한 자세인가


이토록 중대한 북의 도발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무사태평한 자세인가. 우리 군은 북의 도발이 심각한 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합참은 첫날 북의 신형 미사일 발사를 확인한 후 추가발사에 대비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감시체제를 가동시켰다고 했는데 무슨 결과를 획득했는가.

청와대는 서훈 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화상회의를 주재했다지만 맨입으로 우려 표명만 하지 않았는가.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 북핵 수석 대표가 북의 미사일 도발에 관해 협의했노라고 밝혔는데 무슨 결론이라도 얻었는가. 통일부는 “북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어느 한 방향으로 단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이번 북의 신형 미사일은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도발이다. 이에 대해 세계가 규탄 일색인데 우리 정부가 북측 눈치를 보며 규탄 한 마디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미 국무장관과 일 외상은 전화회담을 통해 북의 신형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일 외상과 대화 발표문을 통해 일본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확고하다고 재확인하고 미·일 동맹 현대화를 강조했다. 또한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정의용 외교장관과는 통화도 하지 않았다니 한·미 동맹이 어찌되어 가는가.

EU의 대변인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은 대화 재개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역행한다”고 말하고 유엔안보리 결의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어느 측면에서도 이번 북의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에 우리 정부와 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 도발 외면, 종전선언 집착으로 퇴임할 것인가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북의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잠수함의 정비를 끝내고 재배치한 상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함남 신포조선소서 정비를 마치고 시험발사용 바지선에 연결했다는 내용이다.

북의 김정은은 남한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문 정권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해에 극초음속 미사일 선물을 안겨줄 필요성을 느낀 모양이다. 반면에 곧 물러나게 될 문 대통령은 임기 끝날까지 김정은에 대한 배려를 놓지 않을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북의 도발 이틀 전인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한반도 상황을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하고 “대화와 국방력을 튼튼히 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과연 사실일까.

대통령은 아직도 종전선언을 위한 집념이 확고한 모양이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하여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협력 질서를 만드는 중추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전선언의 실현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정전협정이나 남북군사협정 등 어느 것 한 부문도 준수하지 않는 북한이 종전선언인들 지켜주겠는지 의문스럽다.

대통령이 발등에 떨어진 북의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을 외면하면서 종전선언에 집착하다가 임기를 마칠 작정인가. 국민이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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