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자유의 가치, 시장경제 강조
고물가 등 3고, 저성장 구조 등 난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5년 만의 정권교체 행사가 열린 10일은 국민적 환호가 울려 퍼진 나라의 경사날이었다. 윤석열 새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앞마당 취임식전에서 4만여명의 축하객 앞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제시했다. 이날 TV화면을 통해 행사를 지켜본 국민의 눈으로는 잘 꾸며진 새 역사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경제 도약과 빠른 성장의 희망 제시


솔직히 한마디로 ‘정권교체란 좋은 제도’라는 소감이 넘쳐 나온다. 소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문재인의 나라’ 굴레에서 벗어나 온갖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취임사 분량이 3400여자로 구성됐노라고 언론이 헤아려 보도했기에 알았다.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시민 여러분’으로 시작된 취임사는 자유를 무려 35번이나 강조했노라고 역시 언론이 계산해 냈다.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는 곳’에 번영과 풍요가 있고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기술 진보와 혁신이 있는 나라’ 등 참으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자유를 강조했다.

이어 “자유는 결코 승자폭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유가 무조건적인 방임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소한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질 때 자유가 온전한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새 대통령은 경제 도약과 빠른 성장의 희망을 강조했다.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갈등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빠른 성장 과정에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사회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 대통령은 도약과 빠른 성장의 해법으로 과학기술과 혁신을 제시한 것이다.

인수위 과정에서 미리 제시한 국정 목표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의 모습이 바로 도약과 빠른 성장으로 표현된 셈이다. 이날 취임식 단상에 초대된 다수 기업인들이 새 대통령의 취임사에 감명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앞에 ‘여소야대’ 장벽


윤 대통령은 국내 정치가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노라고 비판했다. 코로나 팬데믹, 세계교역질서의 변화,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등 국내외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은 가장 큰 요인으로 ‘반지성주의’를 꼽았다.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자면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다.

대체로 거대 민주당의 입법폭주, 강성 노동단체 등의 정치투쟁 등을 지적한 대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윤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하여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핵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 놓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경제와 북한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안보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취임사가 정치, 경제, 안보를 균형있게 배려했지만 통합과 협치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 정부는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집권당의 위치지만 민주당이 168석으로 국회를 지배하는 ‘여소야대’이니 협치 아니고는 어떤 공약도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취임사에서 강조한 민주주의와 자유의 핵심가치 역시 거대야당과 통합과 협치를 통해야만 지킬 수 있을 뿐이다.

윤 정부도 당연히 통합과 협치를 강조할 것으로 믿는다. 취임사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장 취임 첫날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민주당과 어려운 대화를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 정부 앞에는 3고, 저성장 불안


윤 정부는 다수 국민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고 출범했지만 내각도 제대로 구성 못한 ‘초보정치’ 앞에 온갖 난제가 쌓여있는 형국이다.

가장 먼저 새 정부의 도약과 빠른 성장 국정 목표 앞에 고물가, 금리, 환율 등 3고(高)가 버티어 있고 이미 저성장 구조에다 스태그플레이션 불안에 직면해 있지 않느냐는 진단이다.

올해 물가관리 목표 2%는 이미 빗나가고 소비자 물가는 4%대를 넘어섰다. 방금 물러난 문 정부가 국가 재정을 풀어 분배와 복지에 쏟아부은 짐들이 잔뜩이다.

문 정부 내내 확대재정 예찬론 아래 국가 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 GDP 대비 50%를 넘어서고 가계 부채도 1862조원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윤 대통령도 취임사를 통해 팬데믹 위기, 교역질서 변화 및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강조했다. 새 정부가 도약과 빠른 성장을 약속했지만 고령화와 저출산 심화 속에 구조적 저성장 늪에 빠진 꼴로 비유되기도 한다.

다만 기재부 출신의 추경호 경제부총리 팀이 대통령실의 간섭 없이 국가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만난을 극복하며 성장력을 회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새 정부 출범 첫날 구중궁궐에 비유된 청와대의 개방은 긍정적이었다. 수만 명이 관광한 청와대가 환상과 신비로 묘사되기도 했다. 청와대 주변 사람들에게는 관광특수와 지역개발이 기대된다는 관측이다.

반면에 새 대통령실이 들어선 용산은 ‘출퇴근 대통령’ 시대의 교통 불편에다 잦은 데모대를 걱정하는 모습으로 대비된다. 이런저런 빛과 그림자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정권교체는 바람직하고 기대할 것이 많다는 평이다.

(본 기사는 평론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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