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 22일 출범, 류진 회장 추대
‘산업보국’ 기업가 정신, 활력 회복 기대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제인협회’) 빌딩. (사진=이톡뉴스DB)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제인협회’) 빌딩. (사진=이톡뉴스DB)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전경련이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통해 ‘한국경제인협회’로 명칭을 고치고 회장에 풍산그룹 류진 회장을 추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함으로써 한경연 회원사들이 새로 발족하는 협회 회원사로 승계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렇게 새 협회로 개편, 출발하는 것은 지난 정부하의 ‘정치적 수난’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가 다시 국내 최대 민간경제단체로 복귀한다는 의미다.

‘이병철 회장’의 경제인협회 초심으로 복귀


전경련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5.16 직후 발족한 ‘한국경제인협회’이므로 이번에 다시 ‘출생의 본명’으로 회귀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보다 앞서 4.19 직후 정면 정권하에 설립된 ‘한국경제협의회’가 있었지만 부정축재 처리과정을 통해 기능이 정지되고 말았다. 그 뒤 5.16 정권이 구속 경제인들을 석방하면서 국가기간산업 건설에 참여하기 위한 ‘경제재건 촉진회’를 결성했다가 한 달 뒤인 1961년 7월 17일 한국경제인협회로 개칭하고 얼마 뒤 전경련으로 개편했다.

이때 초대 회장은 이병철 삼성 사장, 부회장은 중앙산업 조성철 사장, 이사진은 박흥식 화신산업 사장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이 전경련이 5.16 정부의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적극 참여하여 수출입국, 한강의 기적을 창출한 주력이었다.

전경련은 재계의 총본산이라 불렸고 특히 5공하의 정주영 회장 시기엔 ‘재계의 총리’로 호칭되기도 했다. 온갖 국가 주도 프로젝트나 국제스포츠 행사 유치 및 성공개최까지 재계가 전폭 지원했던 것이다.

경제단체 가운데 대한상의는 전국 상공인을 대변하는 법정단체 성격이지만 순수 민간단체인 전경련이 노사문제를 전담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독립시켜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경제 6단체 시대를 열었다. 이런 측면에서 전경련은 경제단체의 맏형으로 민·관 경협 시대를 주도해 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국정농단 부역’이란 반재벌 ‘정치벌’ 성격


전경련의 정치적 수난은 ‘반재벌’, ‘친노동’, ‘친서민’ 정권임을 자임한 지난 문재인 정부 때 극심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언급한다.

‘국정농단 부역단체’라는 일방적 정치심판에다 재벌이익 대변, 양극화의 주범이라며 단체해체 압력까지 받았으니 바로 ‘반재벌 정치벌’이었다. 이때 전경련 회비의 절대액을 담당해 왔던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탈퇴하고 말았다.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말하듯 전경련의 국정농단 ‘부역’이란 결코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 국가 주도 경제개발 시대뿐만 아니라 민관 합동이나 민간 주도 경제 시대를 막론하고 재벌, 대기업의 국가적 프로젝트 참여, 지원은 정권 차원의 요청이자 압력이었다.

이는 재벌의 자진 부역이라기보다 권력의 강요였다는 뜻이다. 지금 겪고 있는 윤석열 정부하의 새만금 잼버리 폭염난리 수습을 위한 수도권 피난 행사에도 재벌그룹들의 전폭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지 않는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평창 동계올림픽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최한 것도 바로 전경련 회원사들의 전폭 지원이었다.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희범 조직위원장이 전경련으로 허창수 회장을 찾아가 적극 후원을 요청했다. 이에 회원사들의 대규모 지원금과 온갖 물품지원 등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었다.

이때 북의 김여정이 참관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청와대로 초청, 국빈급으로 예우하고 그 뒤 김정은과 정상회담 개최로 정치적 성과를 얼마나 과시할 수 있었는가.

이토록 전경련의 협력을 누렸지만 청와대 행사나 해외 국익외교 행차 시 경제인 초청 때 전경련만 빼놓는 옹졸한(?) 심보도 거듭 보여주어 왔다.

이제 정권교체 후 전경련이 ‘한국경제인협회’의 초심으로 복귀하게 된다니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시는 정치권력에 의해 터무니없는 수난을 되풀이하지 말 것을 재계외 경제전문가들이 당부한다.

‘산업보국’ 기업가 정신 기상과 활력 회복


전경련을 정치적 이유로 탈퇴한 삼성의 경우, 미리 준법감시위원회 승인절차를 거쳐 회원사 복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경련 회원사를 탈퇴했었지만 산하기구인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사 자격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이에 오는 22일 통합법인 총회가 한경연 회원사의 승계를 공식 의결할 계획이라니 새 협회 회원사 자격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삼성 이재용 회장은 국정농단 부역 혐의로 장기간 구금 형벌을 받았지만 이번에 새 협회 회원사로 복귀하면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곧이어 역시 장기 수감을 겪은 SK 최태원 회장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도 회원사 복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정상화는 한국형 기업가 정신의 정상화로 평가할 수 있다. 한때 ‘정경유착’이란 이름으로 잘못되고 ‘재벌이익 대변’이란 오욕으로 밀어붙인 것은 정치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한국형 기업가 정신은 ‘산업보국’이고 ‘수출입국’이 기반이자 기본이었다. 행여 ‘박정희 경제’에 대한 정치적 반대자들이 덮어씌우려는 형벌이 아니었을까. 

지금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민주도 경제로 민간경제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 등 우방과의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 시기에 류진 회장과 같은 글로벌감각이 뛰어난 회장 체제로 새출발하니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인협회 새출발과 함께 우리 경제의 기상과 활력이 크게 증진될 것을 강력 기대한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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