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 발탁, 지략·위선·정치언어 능란
여야는 이판에 노인표심 잡기 경쟁꼴

민주당혁신위원장 사진 때리는 노인회장. 지난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혁신위원장 사진 때리는 노인회장. 지난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민주당 김은경 혁신 위원장의 얼굴 사진을 들고 따귀를 때리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것도 여러 차례나 거듭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비쳤다. 어찌하여 점잖은 노인회장이 사무실로 사과하러 온 사람에게 ‘그럴 수 있는가’ 싶고 ‘오죽했으면’ 따귀라도 때리고 싶었을까 싶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참을 수 없어’ 천만 노인들을 대표하여 ‘사진 따귀’를 때렸노라고 말해 줬다.

‘남은 수명’ 비례투표가 ‘합리적’이란 망언


제1 야당 혁신 위원장을 맡은 김은경 교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다 문 정권 하에 금감원 부원장 맡아 윤석열 정부에서 임기를 마친 후 이재명 대표가 발탁, 임명한 위원장이다.

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정치적 소신을 담은 발언마다 말썽, 논란으로 설화를 빚었지만 이대표 극성지지 ‘개혁의딸’들의 성원을 받고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 7월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이와 똑같이 투표하느냐”며 ‘남은 수명’ 여명(餘命)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 아들의 중학 시절 발언을 소개하는 형식을 빌려 노인과 청년들의 푯값이 똑같을 수 없다는 괴변을 말한 꼴이다.

이 같은 노인 비하 발언이 즉각 반발을 불러왔지만 그는 혁신위 대변인을 통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사과전까지도 우겼다. 그러다가 나흘 만에 사과하고 대한노인회를 방문 사과했던 것이다.

아마도 김 회장은 진정성으로 사과하라고 강조하기 위해 얼굴 사진을 때렸을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혁신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한노인회를 방문 사과했지만 그의 위선적, 정치적 언행의 버릇이 어디로 갈까는 퍽 의문으로 비친다.

정치적 지략과 산술에 능한(?) 교수 위원장


그는 노인 비하 발언에 앞서 지난 7월 20일 초선의원들을 향해 “코로나19 학력 저하 세대들처럼 소통 잘 안 돼 다선들과 현격한 차이”라는 발언으로 당내 초선의원들의 집단 항의를 받았다.

또한 노인 비하 발언 다음 날엔 문재인 대통령 임명 금감원 부원장을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말했다. 문재인의 ‘알박기’ 인사로 금감원 부원장에 취임하여 연봉 3억 원에 전용 관용차와 운전기사 예우를 받고 임기를 다 채워 놓고 이제 와서 치욕이라 말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세간의 지적도 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교수라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는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정치 언어를 잘 모른다고 했지만 이재명 대표가 그의 이런저런 능력을 충분히 감안하여 전임 이래경 위원장 후임으로 임명하지 않았을까.

지난 6월 5일 임명된 (사)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이래경 위원장은 불과 9시간 만에 물러났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미 패권세력들이 자폭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윤 대통령을 ‘윤가’로 부르며 퇴진을 주장하는 좌파단체들의 성명서 내용을 인용하여 글을 작성한 ‘고약한 인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대표가 그를 혁신 위원장으로 깜짝 발탁했지만 9시간 만에 물러나자 다시 김은경을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그는 이대표를 수호하는 ‘개혁의딸’들이 원하는 대의원제 폐지와 공천혁명을 위해 만든 혁신 위원회를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종종 쓴소리해온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라디오에 출연하여 “개혁의딸들의 홍위병 노릇 할 것 아닌 바에야 지금 깨끗하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위원장을 내려놓는 것이 당을 돕는 길”이라고 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판국에 여야는 노인표심 잡기 정치


김은경 씨가 노인 비하 발언과 위원장직 사퇴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는 배경이 확고하다는 인상이다.

이재명 대표의 강력한 당 지도력이 살아있는 한 사퇴할 뜻이 없는 모양새로 평가된다. 그만큼 욕심도 있고 정치적 산술에 능한(?) 처신술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평이다.

노인 비하 발언이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되자 박광온 원내대표가 대한노인회를 방문,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당내에서 김 위원장 사퇴론, 혁신위 해체론이 번지고 있는 시점이다.

박대표는 사과와 함께 대한노인회가 제기해 온 임플란트와 인공눈물 등 관련 법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노인 표심을 달래기 위한 약속임은 물론이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전국 경로당에 냉방비 10만원씩 일괄 지급키로 정부와 협의했노라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종로구 숭인동 동원경로당을 찾아가 전국 6만8천 경로당에 10만원씩 냉방비 총 68억원을 지원키로 했노라고 생색을 낸 것이다.

여야가 노인 표심 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결코 바람직한 정치라고 보지 않는다.

민주당 혁신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을 노인 처우개선 약속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정상일 수 없다. 노인 대책은 이와 상관없이 우리 국가와 사회의 부담 능력만큼 적정 수준으로 마련하는 것이 순리이고 정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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