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충분한데도 개막 시 집행률 62.4%
"서울로 비상탈출 않았으면 어찌 됐을까"

진흙으로 변한 땅. 태풍 '카눈'이 지나간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렸던 전북 부안군 야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모습. (사진=연합뉴스)
진흙으로 변한 땅. 태풍 '카눈'이 지나간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렸던 전북 부안군 야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주최 측의 준비 부족, 진행 불량 등으로 세계적인 조롱을 받다가 서울로 옮겨 분산 개최로 잘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그러나 잼버리는 다 끝났는데도 잼버리 관련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니 이런 엉터리, 불합리가 어디 있는가라는 세간의 지적이 나온다.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한 후 막대한 예산지원으로 성공 개최한 노하우가 축적된 나라에서, 잼버리 행사는 한국에서 2번째 개최이지만 이처럼 ‘국민 눈속임’ 국제대회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탈출, 상경 않았으면 대형사고?


대회가 끝나자마자 감춰졌던 부실, 불량의 진상 일부가 드러나면서 국민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대회에 대규모 스카우트를 참가시킨 영국 4500명, 미국 1500명이 새만금의 매립장 야영장 불결 환경을 참다못해 긴급 탈출한 후 대회 장소를 서울 등으로 분산시켜 마무리한 것은 퍽 다행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이번 대회 마무리 수습에 종교계, 경제계 및 각 대학,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군·경 및 소방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 등의 노력보다 각계의 협력, 지원이 성공 요인이었다. 행여 대회 장소를 서울로 옮기지 않았으면 어찌 됐을까 싶다는 내용이 나온다.

태풍과 집중호우로 매립장이 물바다로 변해 대형 사고를 겪지 않았을까. 서울로 올라왔기에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가장 역동적인 한국의 청소년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했으니 엄청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대회 종료와 함께 정치적으로 성공과 실패 공방이 빚어지고 있다. 김관영 전북지사와 공동조직위원회장 김윤덕 민주당 의원이 부실행사 관련 책임 통감 및 사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보다 전문적인 감사, 조사 등을 통해 그 많은 예산이 어디에 쓰여졌으며 무엇이 잘못되어 대회가 끝난 후까지 공사를 진행하는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부실, 불량이 빚어졌는지를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할 것 아닌가.

대회 개막까지 예산 집행률 62.4%라니…


세계 청소년 4만 수천 명을 수용한 새만금 야영장에 화장실, 샤워실이 불결하고 음식마저 불량했다는 사실을 납세자인 국민이 상상할 수 없다. 국비지원과 지방비 지원이 넘쳐나지 않았던가.

역대 어느 대회보다 많은 예산을 지원받고도 대회 개막일까지 기본, 기초시설마저 준비하지 못했다니 도대체 무슨 영문인가.

전북도가 2016년부터 금년 7월까지 발주한 잼버리 관련 공사, 용역, 물품 계약 256건 가운데 15건이 아예 대회가 끝난 후에 완료토록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이 전북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1일 대회 개막 시까지 전북도의 관련 예산 집행률이 62.4%에 지나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국제대회 개막식까지 관련 예산 집행도 못 하고 뭘 했는가"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차 기반시설 공사 67억 4600만원은 대회 폐막 4개월 뒤인 12월 17일 완공토록 계약했다. 또 대회장 전기공사 3억 7900만 원의 준공일은 8월 5일, 대집회장 조성 전기공사는 8월 10일이 준공 예정일이다.

또 기초기반시설 가운데 상수도 26Km, 하수도 31Km 및 임시 하수처리 3곳, 주차장 3곳, 그늘 시설 3.7Km 등도 예산 집행률이 절반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예산 집행이 늦고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은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왜 이 지경까지 갔을까. 모든 공사, 용역, 물품 입찰에 전북지역 기업으로 제한시켰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전문가 지적이다. 여기에다 지역 정치 권력의 눈치(?)를 살펴 민주당 간부 회사에게 7건의 수의계약 특혜를 제공했다고도 보도된다.

민주당이 집권한 문정권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회 행사지원 예산 1171억 원에 예비비를 합치면 1400억 원이라니 예산 규모가 넉넉하지 않는가.

이 가운데 기반시설 공사비와 야영장 조성비보다 대회 조직위원회 운영비가 740억 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인건비가 많았지만 잼버리 학습 명목의 해외 출장이 무려 99회, 이중 전북도가 55회, 부안군이 25회로서 유람 출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대회 준비보다 관계기관 이익에만 몰두?


솔직히 전북도의 경우 잼버리 대회 명분으로 새만금 SOC 예산을 대규모 확보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실에 따르면 새만금 신항만, 고속도로, 철도, 지역 간 연결도로 및 새만금 국제공항 등 예산 확보에 잼버리 대회 유치를 도구로 활용한 점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지사는 ‘허위사실’이라고 강력 반박하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본 행사에 앞서 사전점검 행사인 ‘프레 잼버리’가 취소된 것도 사실은 코로나 방역 때문이 아니라 부지매립 공사 부진 탓으로 보도됐다. 잼버리 추진 관계기관들은 지난 2018년부터 관련 부지매립 공사 부진 사실을 충분히 파악했지만 대책을 마련치 못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회 관련 부지조성, 환경 개선 등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도 관련 기관들은 조직위원회 사무국 구성에 자기네 인력파견 요청에 관심을 쏟고 잼버리 대회 종료 후 조직위가 해산할 때 잔여재산 귀속 문제로 논란을 거듭했다고 한다.

가령 전북도의 경우 대회장 부지 옆 새만금 초입지 하수처리시설 공사에 국고 70%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렇게 짚어보면 관계기관들이 대회 준비보다 잿밥(?)에 몰두하느라고 대회 개최 실패는 예약된 수순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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