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명지대 교수, 전 애견연맹 자문위원) 칼럼@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많은 분들이 개중에 최고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다. 사실 견종마다 특징이 있어서 최고의 개는 자기 자신에게 제일 맞는 견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사람마다 선호와 생활환경이 다 다르기에 여러 견종 중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견종을 고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저먼 셰퍼드가 기능적으로 제일 빼어나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사실은 셰퍼드가 세계적으로 여러 종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저먼 셰퍼드(German Shepherd). (사진=연합뉴스)
저먼 셰퍼드(German Shepherd). (사진=연합뉴스)

그중 제일 유명하고 많은 견종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저먼 셰퍼드(German Shepherd)이다. 흔히 “세빠뜨”라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불리는 이 견종은 이름처럼 양치기(shepherd)개였다. 셰퍼드는 벨지언 셰퍼드,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스위스 화이트 셰퍼드 등 종류가 많다. 그 중 우리가 오늘 얘기할 견종은 저먼(독일)셰퍼드이다.

개 중에 특히 머리가 좋은 개들은 대개 양치기 개들이다. 머리가 나쁘면 양을 컨트롤 할 수가 없다. 해서 견종 중 머리가 제일 좋은 개는 양치기 개중에서도 제일 빼어난 보더콜리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성, 야성, 파워, 스피드, 로열티(loyalty, 충성심), 훈련성 등을 종합하면 따라올 저먼 셰퍼드를 따라 올 견종이 없다. 그래서 군용견-경찰견으로서도 최적임자이다. 이러한 저먼 셰퍼드는 19세기와 20세기 초를 거쳐 막스 폰 슈테파니츠(Max von Stephanitz)라는 독일 장교와 그의 동료들의 노력에 의해 혈통과 특성이 고정됐다. 스테파니츠는 현대 독일 셰퍼드의 아버지인 셈이다. 그는 셰퍼드의 우수성을 간파하고 군용견으로서 적합하게 계속 개량해 나갔다.

영화 '캣츠 앤 독스 2' 홍보차원의 이미지속의 '저먼(독일) 셰퍼드' 모습. (사진=연합뉴스=AP포토/워너 브라더스)
영화 '캣츠 앤 독스 2' 홍보차원의 이미지속의 '저먼(독일) 셰퍼드' 모습. (사진=연합뉴스=AP포토/워너 브라더스)

요즘은 벨지언(Belgian) 셰퍼드 중에 말리노이즈(말리누아)가 저먼 셰퍼드 대신 많이 쓰이기도 한다. 황갈색 단모(短毛)종인 이 견종은 외모도 저먼 셰퍼드와 많이 닮았다. 참고로 벨기에의 셰퍼드에는 네 개의 아종이 있다. 그로넨달, 테뷰렌, 말리노이즈(말리누아), 라케노이즈(라케누아). 한국에서는 라케노이즈 빼고 세 가지 종을 쉽게 볼 수 있다. 벨지언 셰퍼드 들은 네 개의 종 전부 저먼 세퍼드와 친척 관계이고, 전부 군용견으로서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는 말리노이즈가 가장 민첩성과 훈련능력이 좋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저먼 셰퍼드를 좋아해서 키우기도 하고, 많이 접해봤었다. 이 견종이 빼어난 군용-경찰견이 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상대에 대한 공격성이다. 그리고 상대를 압도할만한 파워이다. 그래서 이 견종은 어려서부터 잘 훈련시키고 사회화를 해야지, 방치하면 맹견이 되거나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반면 스위스인들이 개량한 스위스 화이트 셰퍼드는 새하얀 셰퍼드라 멋은 있는데 공격성이 없어서 군용경찰견으로는 쓸 수 없다.

일부 지역에서는 알사스 개(Alsatian, 알사스 지역이 원산지)라고도 불리는 저먼 세퍼드는 모색도 다양하다.

SWAT팀 돌격견으로 활약한 이름 '디젤'의 벨지언 말리노이즈(7살) 견종. (사진=연합뉴스 AP포토)
SWAT팀 돌격견으로 활약한 이름 '디젤'의 벨지언 말리노이즈(7살) 견종. (사진=연합뉴스 AP포토)

완전히 새카만 올 블랙(all balck, solid라고도 한다)부터 늑대 색인 울프그레이까지 다양하다. 울프그레이 컬러 셰퍼드는 모색이나 생김새가 늑대와 비슷해 전편에서 언급한 울프독을 만드는 데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울프그레이컬러 저먼 셰퍼드. (사진=필자 제공)
울프그레이컬러 저먼 셰퍼드. (사진=필자 제공)

 

한국에는 새들 백(saddle back)이라 호칭하는 노란 바탕색에 등에 안장 모양의 검은색 무늬가 있는 모색이 많다. 대체적으로 검은색인데, 노란 무늬가 군데군데 들어간 블랭킷(blanket) 모색도 많은 편이다. 요즘 셰퍼드는 도그쇼 용 쇼(show)라인과 실전용 워킹(working)라인으로 분화되는 경향이 있다. 군용견 등의 실전용으로는 워킹라인을 택해야 한다. 얼마 전 은퇴한 달관이라는 군견도 역시 워킹라인 저먼 세퍼드로서 2019년 실종 열흘째인 여중생(당시 14세)을 구조해내서 국민적 인기를 었었고, 10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8일 은퇴식을 가지기도 했다. 

군견 달관이 마지막 훈련 모습. 육군 32보병사단이 2022년 12월 8일 세종 금남면 사단 기동대대에서 정찰견 달관이의 은퇴식을 연 가운데 이날 오전 달관이가 탐지 및 정찰훈련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견 달관이 마지막 훈련 모습. 육군 32보병사단이 2022년 12월 8일 세종 금남면 사단 기동대대에서 정찰견 달관이의 은퇴식을 연 가운데 이날 오전 달관이가 탐지 및 정찰훈련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미국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도그쇼에서는 “루머(Rumor)”라는 이름의 암컷 저먼 셰퍼드가 최우수견(BIS)으로 선정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웨스트민스터는 세계 3대 도그쇼 중 하나이다. 이런 도그쇼에는 쇼라인 저먼 셰퍼드들이 참가한다. 일반인들이 키우기에는 쇼라인을 선택하는 게 무난하다.

2017년 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41회 웨스트민스터 케넬 클럽 도그쇼'에서 저먼 셰퍼드 '루머'(Rumor)가 최고견(Best in Show)으로 선발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41회 웨스트민스터 케넬 클럽 도그쇼'에서 저먼 셰퍼드 '루머'(Rumor)가 최고견(Best in Show)으로 선발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잘 훈련된 저먼 셰퍼드는 참으로 멋있다.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다. 특히 쇼라인 타입들은 정말 잘 생겼다. 성격도 지성적이고 장난기가 있는 개체들도 많아 잘 훈련만 되면 가정견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린틴틴” 이라는 TV드라마와 영화는 린틴틴이라는 이름의 저먼 셰퍼드가 주인공으로 나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셰퍼드의 인기가 세계로 퍼지는데 한몫을 했다.

군용견-경찰견으로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도 쓰였고(요즘은 리트리버 견종들이 주로 이 역할을 담당한다), 가정견으로서도 좋은 만능 견종으로 사랑받는다. 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애견도 저먼 셰퍼드 들이다. 한땐 한국에 저먼 셰퍼드가 많았는데 점차 소형견을 선호하는 추세 때문에 요즘은 개체 수가 많이 준 상태다.

( # 이 글은 “미래한국” 2023.02.22.에 게재한 것을 필자가 수정증보한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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