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흥행 재미 성공, 야구 저변도 넓혔다.
오타니의 황제 즉위식이기도.

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타니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해 재능을 뽐냈다. (사진=연합뉴스)
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타니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해 재능을 뽐냈다. (사진=연합뉴스)

[강규형(명지대 교수) 칼럼@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났다. 야구는 축구만큼 세계적 저변이 넓지 못한 스포츠이다. 그런데 요번 WBC는 야구의 저변을 넓히고 인기를 높였다. 흥행도 대성공이었다. WBC가 바라던 미국-일본 결승전 빅매치가 성사됐고 많은 명승부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미국은 홈런왕 애런 저지가 빠져서 아쉽지만, 마이크 트라웃, 폴 골드슈미트 등 막강타선을 구축했다. 타석에선 트레이 터너(Trea Turner,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가 신들린 듯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선발투수진은 클레이튼 커쇼 등 스타들이 빠져 약했다.

일본은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을 총망라했다. 대회전 도미니카가 우승 후보 중 하나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약했다. 멕시코가 란디 아로사레나(Arozarena)같은 유명 메이저리거를 앞세워 막강 전력을 보여주고 준결승에 진출한 것이 눈에 띈다. 멕시코와-일본의 준결승전은 역대급 수준 높은 명승부였다. 오타니가 5-4로 뒤진 가운데 선두타자 2루타를 쳤다. 역시 슈퍼스타였다. 멕시코 투수가 포볼로 1루를 채우자. 일본은 대주자로 발이 매우 빠른 슈토를 투입했다. 그동안 WBC에서 부진했던 일본 국내리그 타격왕 무라카미가 역전 2루타를 때리며, 오타니는 물론 슈토가 바람처럼 1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면서 6-5로 역전 끝내기 승리를 따냈었다. 반면 세계야구의 영원한 강자였던 쿠바는 이제 과거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쿠바전서 홈런 친 트레이 터너. (사진=연합뉴스)
쿠바전서 홈런 친 트레이 터너.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나름 베스트 진용으로 임했지만, 어이없이 예선 탈락하고 나니, WBC에 대한 관심이 급락했다. 특급 투수 안우진이 빠진 것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경기들을 보이면서 한국야구의 미래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였다.

또한 이번 WBC는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Ohtani Shohei)의 세계 야구황제 즉위식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신들린 투타 활약과 훌륭한 인격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193센티의 균형 잡힌 체격도 탈(脫)아시아급이다. 특히 결승전에서 일본이 미국을 3-2로 앞선 9회 말 미국 마지막 공격에서 타자로 뛰던 오타니 쇼헤이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투아웃 상태에서 미국 최고의 강타자 중 하나이자 오타니의 LA에인절스 팀 동료인 트라웃이 등장하는 꿈같은 일이 전개됐다.

미국 해설자는 “impossible theater(불가능한 무대)!”라고 외쳤는데, 마치 서부영화에서 마지막 결투 장면을 보는 듯했다. 여기서 오타니가 164km의 불같은 직구를 뿌리다가 마지막 풀카운트에서는 날카로운 슬라이더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잊지 못할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 두 선수는 이제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서 같은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승 후 오타니의 인터뷰가 이번 WBC의 의미를 잘 요약하고 있다.

"일본 야구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주목받는다고?

일본뿐만이 아니라, 한국도 그렇고, 대만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들도 그렇고.

세계의 모두가 정말, 이 야구라는 스포츠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도록, 그런 한 걸음으로 우승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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