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장사 독과점 ‘아주 부도덕’
카카오택시 약탈적 요금 방관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메모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메모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마포 북카페에서 소상공인, 택시 기사 등 소시민 60여 명과 만나 민생 고충을 듣고 즉석에서 응답하는 소통 행사를 가졌다. 제21회 비상경제민생회의 이름으로 만난 이날 모임에서 대통령은 은행권의 이자장사, 카카오택시의 갑질 행태를 정부가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고 약속했다.

은행권 독과점 시스템 반드시 제재


이날 김포시 수산물 제조업 소상공인 여성이 “갑자기 눈물이 난다”면서 “은행 대출장벽과 대출금리가 갑자기 뛰어 굉장히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은행권이 앉아서 돈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것이 문제라며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라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죽도록 돈 벌어 은행에 갖다 바치는 ‘종노릇’하는 것 같다”면서 서민금융 애로를 지적한 바 있다. 5대 시은의 경우 지난해 이자장사로 무려 36조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려 성과급 잔치에다 억대 연봉 누리며 최근에는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1인당 평균 3억 5천만 원의 추가 퇴직금을 받아 갔다고 지적된다.

이날 대통령의 은행 독과점 제재방침 발언으로 은행권이 또다시 곤혹스런 입장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상공인, 서민금융 등 원리금 상환을 더욱 늦추거나 일부를 탕감해야 하느냐고 걱정하지 않을까.

또한 서울의 전세살이 7년차 직장인이 “대출을 연장할 때 일부 상환이 없으면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사회 초년생들이 부담스럽다”면서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은행이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를 다른 금리가 올라간다고 따라 올리는 것이 제가 보기엔 안 맞는다”고 말하고 은행이 중간에서 부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카카오택시, ‘약탈적 요금’ 강력제재 지시


이날 개인택시 기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카카오택시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인 1%로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통령은 즉각 카카오택시의 횡포가 ‘매우 부도덕’하다고 강조했다. ‘약탈적 요금’이라고 규정했다.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요금으로 경쟁자들을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장악한 다음 독점하에 요금을 올려받아 먹는 것”, “유인을 시켜놓고 나서 요금을 올린 부도덕한 행태, 독과점의 부정적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이기에 반드시 조치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날 고개를 숙이고 겅청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곳 마포에 다시 와 보니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학창 시절에 다닌 마포돼지갈비집은 사라졌지만 자신의 정치선언문 첫 페이지에 마포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다시 초심을 새기며 모든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통령은 바로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 담긴 건전재정 운영 기조를 인용하며 “재정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고 서민이 죽는다. 그래서 불요불급한 건 좀 줄이고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 재배치해야 하는데 받아오던 사람들이 죽기살기로 저항한다”고 말했다.

받다가 못 받는 쪽은 “대통령 퇴진운동하겠다”,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예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가 막 나온다고 했다. 대통령은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며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서민들은 오늘날과 같은 정치 과잉시대의 희생자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를 누구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저의 책임, 정부의 책임이라는 확고한 인식으로 “여러 말씀을 잘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적극 민심소통, 협치자세 지속적 발전 기대


윤 대통령은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후 여론과 민심과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퍽 긍정적이다. 이날 마포에서의 소시민들과의 고충 대화의 성격도 좋았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기회가 닿는 대로 거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야당과의 대화와 협치 노력도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대통령은 지난 31일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이재명 대표와 만나 먼저 인사하며 “잘 부탁한다”는 모습이 큰 사진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국회 본회의장 입장 때 야당석에서는 고개를 돌린 사람이 많았지만 찾아가 악수하고 초선 김용민 의원으로부터는 “이제 그만두셔야죠”라는 악담도 들은 것으로 보도됐다.

시정연설문에서 야당 대표들을 먼저 호칭하고 전 정부를 비판한 대목은 전부 삭제 지시했다니 이 또한 좋은 배려였노라고 본다. 시정연설 후 국회 사랑채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도 야당 측 쓴소리를 다 들었노라고 알려졌다.

이 같은 대통령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치 자세가 일회성 아닌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여야간 극한대결 정치기상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이 정치권 진입, 초심으로 돌아가 민생을 보살핀다고 약속했으니 바로 초심이 변치 말아야 한다고 본다.

다만 이번 민생 소통에서 대통령의 솔직하고 적극적인 답변이 좋았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은행의 이자 장사나 카카오택시의 약탈적 요금에 대한 제재 수위까지 지시한 대목이 꼭 적절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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