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PF 부실대응 강력압박 사례
법정관리 우려극복 기업회생 바람직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가 자구안 발표 기자회견, 발언하는 윤세영 창업회장.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가 자구안 발표 기자회견, 발언하는 윤세영 창업회장.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결국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공개 압박 끝에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오늘(9일) 발표함으로써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태영그룹이 지난 8일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미납금 890억 원을 당초 약속대로 태영건설에 투입했다. 또한 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의 대주주 지분(33.7%)을 채권단에 당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전방위 압박 속 추가 자구사례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한 4가지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불신과 압박이 계속됐다.

태영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가운데 890억 원을 TY홀딩스 보증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 태영은 연대보증 채무를 지원하는 것도 태영건설을 지원하는 의미라고 주장했지만 채권단이 동의할 수 없었다. 오히려 오너의 경영권 유지 목적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여기서부터 채권단이 워크아웃 무산설을 말하고 금융당국은 물론 대통령실마저 “신뢰를 얻지 못하면 워크아웃으로 가기 어렵다”는 뜻으로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미적거리고 있을 때 지난 8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가진 금융 현안 간담회에는 박춘성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창용 한은 총재, 최상목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강석훈 KDB 산은 회장 등이 참석했다.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추가 자구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최고, 최후통첩 회의의 성격이 아니었을까.

이에 태영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미납금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TY홀딩스의 대주주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가 자구안을 발표하게 되면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 워크아웃으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이다.

대주주, 오너 일가의 고통분담 불가피 상황


당초 태영그룹은 지난 1월 3일 KDB 산은 본점에서 가진 채권단 설명회에 윤세영(91) 그룹 창업 회장이 참석하여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눈물로 호소했지만 통할 수가 없었다.

채권단은 4가지 자구안의 완전 이행을 요구했다.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1549억 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지분 50% 매각, 블루원 지분 매각 추진 및 담보 제공, 평택 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이다.

여기에 채권단은 워크아웃 이행을 위해 추가 자구안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TY홀딩스 지분의 담보 추가, 핵심 계열사인 SBS 방송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지원 및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약속 등이다.

이로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도 더욱 거세져 채권단 입장에 동조한 모습이었다. 이는 부동산 PF 부실관리에 대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감이 작용했다는 뜻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태영이 말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냐”는 말로 경고하고 채권단이 워크아웃 무산설을 제기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또한 박성우 신임 국토부 장관은 “정부가 법정관리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실로 긴박한 상황 악화로 태영의 오너로서도 더 이상 퇴로가 없는 지경이었다. 워크아웃이 무산되고 법정관리로 가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금융당국은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을 검토했다지만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피해와 불안감 및 수많은 협력사들의 줄도산 등 엄청난 파장에 놀라지 않을 수 있었을까.

태영건설의 전국 시공 현장이 아파트 단지 22곳, 1만 9800여 가구, 입주예정자 5만 9600여 명을 헤아린다는 통계다. 뿐만 아니라 건축, 토목 현장 전국 112곳, 관련 협력사들도 1075개로 집계된다.

태영건설의 채무통계는 부동산 PF 보증채무 9조 1819억 원, 금융사 직접 차입금 1조 3천억 도합 10조 4826억 원에 달한다.

윤세영 창업 회장은 “PF의 가능성을 너무 과신한 탓”이라고 자책했다지만 대주주, 오너로서의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이다.

건설경기 지표악화 속 PF 부실처리 긴박


태영건설의 추가 자구안 발표로부터 워크아웃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올해 우리 경제가 수출확대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지만 건설경기 부진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진단되고 있다.

지난 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건설시장 이슈보고서’가 부동산 관련 모든 지표가 악화되어 오는 2025년까지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공사 수주에서부터 건축허가면적, 착공, 미분양 등 7가지 지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KDI의 1월 경제 동향 보고서에도 건설투자 선행지표의 부진이 지적됐다. 지난해 11월 건설 수주가 전년 동기에 비해 29.5% 감소하고 건축허가 면적도 13.3%나 줄었다.

지금껏 고금리, 고물가 지속 아래 각종 자재비와 인건비가 대폭 올라 건설 관련 선행지표가 악화될 수밖에 없지 않았느냐는 분석이다.

또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가 금융권의 부동산 PF 잔액 130조 가운데 최대 70조 원의 부실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하여 태영건설 자구안이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태영건설 관련 추가 자구안을 독촉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공개압박이 결코 좋은 모양은 아니었지만 불가피하지 않았느냐고 해석하는 것이 이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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