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준공업지역 해체선언 의미
규제 풀어 첨단, 주거, 문화, 녹지 도시화

국회쪽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사진=이코노미톡뉴스)
국회쪽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사진=이코노미톡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3선 경륜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동작구에 이르는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대상지역이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구 등 7개 구에 걸친 총 16Km²로 여의도 전체 면적의 5.5배 크기에 해당된다.
이곳은 그동안 수도권의 온갖 개발제한 규제 등으로 성장동력을 잃은 낙후도시로 인식되어왔다. 이를 첨단 신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영등포-동작까지 16Km² 서남권 ‘대개조’


이곳 서남권 중심은 5.16 정부의 ‘한강의 기적’ 발상지로 수출입국과 경제개발에 크게 기여한 전력이 있는 땅이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의 준공업지역 82%가 이곳에 집중되어 철공소와 기계공구상 등이 밀집한 소외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시장이 이곳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오랫동안 고심한 듯 온갖 규제를 풀어 첨단산업과 주거, 문화, 녹지가 충만한 신도시로 바꾸겠다는 큰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오시장은 한마디로 서남권 대개조를 ‘서울시 준공업지역에 대한 해체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오랫동안 쇠붙이 공장이 있던 자리에 첨단산업, 주거, 상업, 녹지 등이 융·복합된 신도시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오시장은 세계 각국 도시가 토지를 다양한 기능으로 개발, 활용하는 추세라는 사실을 들어 규제가 없는 ‘산업혁신구역’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특히 싱가포르의 화이트 사이트의 경우 용적률이 무려 1300%의 초고밀도 신도시를 개발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서남권 대개조 구상에서 금천구의 공군부지는 공간혁신 구역으로 글로벌 첨단산업과 호텔 등의 복합단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구로구의 기계공구상가와 중앙유통단지는 동대문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식 첨단 물류단지에다 여가와 주거 기능을 복합개발한다. 또 온수 일반산업단지는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재구조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포공항엔 UAM 센터, 미래형 교통허브


김포공항의 경우 ‘서울김포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도심 공항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공항동 일대는 모빌리티, 첨단 의료산업 등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김포공항은 UAM(도심항공교통)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한다. 이렇게 되면 김포공항에서 강서 농수산물도매시장까지 UAM, 도시철도, 간선 급행버스 등을 연계한 미래형 교통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관악구 낙성대는 미국의 실리콘밸리형 산·학·연 벤처밸리로 조성한다. 신도시 건설 구상에는 주거환경 개선으로 지역민의 삶의 환경을 보장하겠다는 배려가 담겨있다.

과거 준공업지역 공장이전 부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공동주택 건설을 막기 위해 250%로 제한했던 용적률을 400%까지 완화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는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생활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강서, 양천 등 현행 제도하에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밀집지역은 용적률의 완화, 안전진단 면제 등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등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마련, 인프라가 풍부한 신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에 도시계획 조례 등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연환경 개선 부문으로는 개방형 녹지공간 조성, 생태테마공원 조성 및 생태하천 복원, 수변공원 조성 등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마곡지구와 서울식물원과 한강을 연결하는 강서구와 궁산에서 증미산 일대의 녹지를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또 안양천 등에는 수변 테라스와 캠핑장을 조성한다. 여의도공원, 국립현충원, 관악산 공원 등 거점공원의 재구조화도 2026년부터 착수한다.

오시장은 지난 2008년 ‘서남권 르네상스’로 마곡지구 개발, 강남순환고속도로, 고척 돔구장 건설 등을 추진했다. 여기에 이어 이번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통해 서울의 준공업지역을 해체함으로써 산업과 주거, 문화, 녹지공간이 공존하는 첨단 신도시로 바꾸겠노라고 약속한 것이다.

‘한강의 기적’ 산실의 새로운 시대 역할


오시장은 이날 발표한 서남권 대개조 구상에 이어 서북권, 동부권, 동남권 대개조 구상도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정도(定都) 600년이 넘는 고대도시로 3선의 민선시장이 역사와 첨단이 함께하는 도시로 개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번 첫 번째로 발표된 서남권의 한강변 영등포는 ‘한강의 기적’ 산실이라는 산업화 역사의 터전이다. 영등포는 일제가 남기고 간 OB맥주 공장, 일제하에 조선인이 창업한 경성방직이 있던 공업지대로 여기에 5.16 직후 구로 수출공단이 들어서 수출입국을 뒷받침했다.

구로공단에 이어 울산공업센터, 구미 전자공단 등이 줄줄이 개발되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주축으로 역할을 다했던 것이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에 밀려 이들 서울 시내 공업지역은 활력을 잃어 대개조의 대상지역으로 몰린 것이다.

어쩌면 대개조란 준공업지역으로서 역할이 끝난 것이 아니라 시대 발전에 따른 새로운 역할의 창조라고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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