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것만큼 보인다

▲ 최수권(전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 수필가)

[이코노미톡뉴스=최수권 칼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생태적인 환경의 차이, 성장하면서 터득해 가는 나름대로의 지혜, 또는 방식, 자신이 습득한 지식이나, 지성적인 것들...
그렇게 저마다 연륜으로 쌓여지는 삶의 기술은 각양의 인간으로 성장하게 되며, 한 인격체로서 상대에게 평가 받게 된다.

떤 이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이 시대를 아주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이는 시대 상황을 아주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자신이 지닌 삶의 방법이나, 삶의 태도, 스스로 형성된 가치관은 어떤 신앙의 힘보다도 강해 보이기도 한다.
근간 이런 저런 모임에 가보면 이 시대의 정치얘기로 시작하여 결론도 없는 정치 얘기로 갑론을박 하다가 헤어진다. 그리고 그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정치인보다 더 실력이 출중한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정치 평론가들로 보이기도 한다. 저마다 개성과 환경, 취향이 다르듯 살아가는 것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는 젊은 날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남과 다르게 택했다. 친구를 사귀는데 5∼10년 이상의 사람들과 교류했다. 같은 또래들은 서로가 경쟁관계지,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되질 않았다. 집안이나, 가족 중엔 나의 진로 문제나 인생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였기에, 의도적으로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
세상을 먼저 살아보고, 앞서가는 이들에겐 배울게 많다. 나와는 전혀 이질적인 성격이나 인품을 지닌 사람들에게서도, 내가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친구 A’는 무슨 일이든, 매사를 부정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그 부정적인 평가를 들여다보면 그 또한 일리가 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무슨 상황이 생기면, 그를 찾아 상담한다. 며칠 전엔 친구 A가 나를 찾아와 부동산을 매도하려는데, 내 의견을 물었다.

“일흔을 넘기고 부동산에 집착하면 바보다”라고 거들었다.
다음날 친구가 점심을 초대했다. 고맙다며...
“나는 평생 공짜 점심을 얻어먹지 않는데...”라며 너스레를 떨고 우린 웃었다. 우린 크고 작은 일에 서로가 정보를 공유하고 우의를 다지며 지내고 있다. 아주 오랜 시간을...
장자 추수 편에 나온 말이다.
정와불가이어해(井蛙不可以語海) - 우물 안의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설명해줄 수 없다.
내가 보는 세상이 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가장 위대하고, 내가 뛰고 있는 시간이 가장 빠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장자(莊子)가 말하는 우물 안 개구리, 정저지와(井底之蛙)이다.

물 속에 있는 개구리에게는 바다에 대하여 설명할 수 없다. 우물 안의 한정된 공간에 갇혀있는 개구리는 우물로 드러난 공간 외에는 상상할 수가 없다. 한 계절 여름만 살다간 곤충에게는 겨울날의 눈과 얼음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가 없다. 그 곤충은 여름만 살다가 가기 때문이다. 편협한 지식인에게는 진정한 도의 세계를 설명해 줄 수가 없다. 그 사람은 자신의 수준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한정된 지식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 고사를 통해 3가지 집착과 한계를 파괴하라고 충고한다.

첫째, 자신이 속해있는 공간을 파괴하라.
둘째, 자신이 살아가는 시간을 파괴하라.
셋째,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파괴하라.

물 안의 개구리는 공간에 구속되어 있고, 여름 벌레는 자신의 시간에 갇혀있으며, 지식인은 지식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학벌, 자신이 습득한 지식들의 대단함은 어느 누구도 자신보다 똑똑해선 용납되지 않는, 관념의 늪에 사로잡혀 있다.
이를 뛰어 넘어야 한다. 내가 보는 하늘만이 옳다고 단정하지 말고, 다른 이들의 하늘도 인정해 주는 여유, 그게 진정 대인(大人)이다.
하기사, 우린 세상을 다하는 날까지 배워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여겨진지 모른다.
미증유의 시대, 가져본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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