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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지는 ‘증권거래세 폐지’…정부 또 ‘엇박자’
  • 정보라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 승인 2018.11.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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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와 주식양도소득세의 국내외 현황

▲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증권시장의 급락으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 기관들도 이와 관련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어 폐지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청와대를 비롯한 금융당국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번번이 엇박자를 연출하고 있어 정책 추진 합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증권거래세를 없애자는 주장은 꾸준히 있었으나 지난 10월 증권시장의 급락으로 여당, 재계, 개인 투자자들의 주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는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증권거래세 폐지를 포함한 세제개편이 시급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증권거래세란 주식투자로 얻은 이익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주식을 양도할 때 양도가액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코스피 시장은 0.15%(농어촌특별세 포함 시 0.3%), 코스닥·코넥스 시장 0.3%, 비상장주식 등 기타는 0.5%를 적용받고 있다.

증권거래세는 세금을 부과해 투기를 규제하겠다는 취지로 1962년 도입됐으나 1971년 폐지됐다. 1978년 재도입 후 1996년부터 0.3%의 세금을 현재까지 부과하고 있다.

폐지안 놓고 최 위원장 vs 김 부총리 격돌

더불어 이번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폐지 주장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증권거래세 폐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증권거래세는 이익이 나도 내지만 손실이 날 때도 내야 한다”며 “앞으로 주식 양도소득세를 상당히 넓은 층이 내게 돼 있어 이중과세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무 당국은 세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 소극적이지만 증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세무 당국과 협의가 필요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증권거래세의 국제적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제적 흐름에 부합하고 자본시장의 과세형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를 확대해야 한다”며 “매우 큰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증권시장으로 이동시켜 기업자금 조달을 도와주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세제지원방안이 필요한 상황인데 증권시장으로 투자자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과 규제 완화 방안으로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일본·캐나다·독일 등 다수의 선진국은 증권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0.2%, 중국·홍콩·태국은 0.1%로 아시아 주요국 모두 우리나라보다 낮은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0.3%에서 0.15%로 인하했다.

이중과세 문제도 지적됐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는 15억 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지만 2020년엔 10억 원, 2021년엔 3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기존 1만 명에서 약 8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권거래세의 인하 및 폐지에 대한 질문에 “이론적으로 검토가 가능한 사안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증권거래세 0.1%에 세수 2조 원 정도가 좌우돼 여러 가지 방향이 있을 수 있지만 증권거래세 폐지까지 나가기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한 증권거래세수는 6조282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상당한 세수를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증권거래세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수장들 빈번한 '불협화음'에 삐그덕

한편 금융당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양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 부총리의 엇박자에 여러 경제 정책 추진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 실장은 지난 4일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킨다”며 “다음 해에는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는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코스피 급락, 각종 경제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데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장 실장은 “경기가 둔화됐다거나 침체됐다는 표현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표현은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재인 정부가 촛불 민심을 위해 가장 잘한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말해 달라”는 질문에 “경제적으로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전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현재 국내 경제 여건이 어떠냐”는 질문에 “일부 거시지표에 있어 수출이나 소비, 이런 것들은 견조하다고 보지만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국제 상황을 봤을 때 대외리스크 관리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장 실장의 ‘다음 해에 소득주도 성장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에는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이 경제의 모멘텀을 돌릴까에 다 같이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한목소리를 내는 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을 고수하겠다고 말할 때뿐인 것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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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brj729@economyt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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