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없는 북에 ‘상응조치’ 선물격
문대통령, 대북중재역에 ‘쓴소리’해야

한미합동 ‘독수리훈련’ 폐지
한미동맹 차원 ‘비명횡사’ 꼴
비핵화 없는 북에 ‘상응조치’ 선물격
문대통령, 대북중재역에 ‘쓴소리’해야
▲ 미국 폭스뉴스가 지난해 7월 보도에서 8월의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과 매년 3월에 열린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 무기한 연기에 관해 미국의 공식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바 있다. <사진@방송화면 캡쳐>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한미 국방당국이 연례적인 키리졸브 연습과 야외기동 독수리훈련 종료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너무 뜻밖이다. 미․북간 하노이 담판 결렬로 대북 비핵화 압박 작전의 실패가 명백한 시점에 한미동맹 차원의 이들 훈련의 종료, 폐지는 “북의 김정은에게 큰 선물이 될지언정 한미동맹 관계의 ‘비명횡사’ 꼴 ”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훈련시마다 1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면서 돈, 돈하지만 북핵과 미사일 대응 비용지출은 당연한 것 아닌가.

김정은 ‘가짜 비핵화’에 선물준 꼴

미북간 하노이 담판 실패는 북의 완전한 핵폐기 없는 ‘나쁜 합의’를 포기했다는 측면에서는 다행이었다. 잘못하면 김정은이 낡은 핵시설을 폐기하는 시늉만으로 대북제재 완화 성과 얻어내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로 개선할 뻔했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이 회담장소로 지정한 베트남 다낭을 북이 주장한 하노이로 변경한 과정부터 김정은에게 잘못된 매시지를 보여준 셈이다. 김은 하노이 담판행 비행 4시간 거리를 65시간 기차 편으로 바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전폭적인지지 성원의 배경을 과시하고 55년 전 김일성이 호지명과 회담을 위해 행차한 장면을 재현하는 쇼”를 벌인 것이다.

반면에 트럼프는 회담실무진을 평양에 보내 협상했지만 핵폐기 관련 완전합의에 미달한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밀어붙였으니 김정은의 ‘가짜 비핵화’ 카드와 함께 상호 ‘동상이몽’의 만남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하노이 담판의 실패 원인이 미국과 북한에 있는데도 한미동맹 관계가 손상되고 주한미군 지위마저 흔들리게 된다니 무슨 꼴인가.

키리졸브 연습은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동맹 차원의 지휘소 연습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워게임이다. 이를 폐지하고 소규모 ‘동맹연습’으로 격하시킨다니 겨우 형식만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야외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은 미국 본토와 괌 기지로부터 대규모 증원군이 출동하여 한국군과 함께 대규모 작전을 보여 주는 강력 훈련이다.

지금껏 북한이 줄기차게 이의 폐지를 요구해 왔다는 측면에서 김정은이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이보다 앞서 싱가포르 회담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지방침을 언급한 것은 ‘김정은 친구’를 신뢰한다고 추켜세우며 확실한 핵폐기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독려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하노이 담판이 깨진 후 실제 훈련 종료, 폐지를 공식 발표했으니 한미동맹 관계와 주한미군 지위까지 손상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전망이다.

한미동맹, 주한미군 지위변동 심각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후 보수진영 정치행사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말하고 북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한 “경제적 미래는 없다”고 경고하면서 성조기를 껴안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 김정은이 별다른 두려움을 느낄 상황은 아니다. 그는 하노이 회담이 실패했다지만 미국에 대한 끈질기게 요구해온 상응조치의 일부로 한미 군사훈련 폐지를 획득했다고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미관계, 한․일관계가 소원해진 반면 북은 중국과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밀착․융합관계에 도달했노라고 자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미국 조야에서는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관측하고 하노이 담판에서의 ‘나쁜 합의’를 경계해 왔다. 또 하노이 담판 실패 후에도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한국정부의 대북자세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느슨해지고 있다”고 지적, 앞으로 경제적 제재압박은 물론 외교적 규제 및 군사적 대응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종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분명해 진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 여러 가지 정치적 요인에 의해 불편한 심기임을 인식한다. 또한 한미동맹 관계에 의한 방위비 비용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는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껏 북한 김정은의 기를 잔뜩 살려 놓고 비핵화 약속도 받아내지 못한 채 한미동맹 관계를 손상시키는 결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다.

대북 무장해제 상태 무사태평 믿는가

미북 하노이 담판 실패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크게 실패했다는 패자의 위치이다. 문 정부는 지나치게 하노이 회담을 낙관하면서 종전선언, 평양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완화 등 ‘김칫국부터 마신 꼴’ 아닌가. 또한 정신없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서두르는 모습이었으니 과잉, 졸속이 지나친 것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길에 문 대통령에게 대북 중재역을 부탁한 것은 북의 비핵화 성과를 국내정치에 활용해야 할 입장의 ‘국내용’일 것이다. 반면에 문 대통령은 사전에 비핵화 합의 관련 미국이 부담해야 할 상황이면 한국이 대신 떠맡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이렇게 자발적인 대북 중재역 사명감을 보인 문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미 청와대는 한미정상 회담을 통해 대북 중재역을 전달하고 김정은과 판문점 회담, 대북 특사파견 등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역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국군통수권자로서 김정은에 대한 일방적인 무한신뢰와 대북 견제, 감시역할 포기에 대한 냉철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DMZ 내 GP 철수, 비행금지구역 가동에 대한 대북 감시, 견제수단이 사라진 무장해제 상태에 북측은 우리군의 소규모 방어훈련과 첨단무기 도입마저 합의위반이라고 비난하는 마당에 한미동맹 차원의 모든 군사훈련마저 종료되니 앞으로 대북관계가 무사태평하리라고 안심할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앞으로 대북 중재역을 계속하더라도 김정은의 ‘가짜 비핵화’ 등에 관해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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