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노조 3000명 집회 신고 vs 경찰 만일 대비 추가 인력 4200명 배치…대우조선 노조 투쟁 참여

▲ 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릴 장소인 울산시 동구 소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이 노조의 주주총회 장소 점거에도 불구하고 주총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경찰력 동원 시 현대중공업 노조 지원과 투쟁 참여를 선언해 일촉즉발의 상황 가운데 주주총회가 치러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소속 노조원 500여명은 지난 27일부터 주주총회 장소로 예정되어 있는 울산 동구 소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총 변경예정지? 노조, 울산대 강당 3000명 집회 신고

주주총회는 오는 31일 한마음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 측이 주주총회 장소나 시간 등을 기습적으로 변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31일자로 주총 변경 개최지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울산대학교 캠퍼스 앞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집회 예상 인원은 3000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경찰도 주총 변경 예정지 등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 경찰력을 추가 배치하고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주주총회의 장소나 이미 통지된 시각의 변경이 쉽지는 않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상법 제372조 1항에 따르면 정기 주주총회 개최장소가 봉쇄되는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총회의 소집통지 및 공고된 시간이나 장소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회사는 총회를 연기하거나 개회시각이나 장소를 바꾸어 개최‘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는 제반사정 등을 고려해 주주총회의 일정을 변경하거나 또는 동일한 시간으로 하되 장소를 변경해서 개최하는 것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변경 없이 ‘주총강행’

다만 주주총회 개회시간 및 장소의 변경은 원칙적으로 이사회에 그 결정 권한이 있으므로 임시이사회 등을 통해 결정을 해야 하지만,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이 임시 이사회를 열만한 여유가 있을 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주주총회 일정이나 장소가 변경된다 하더라도 이를 주주들에게 알리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므로 이를 충족시키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대중공업그룹 측에 따르면 주주총회의 장소와 시간이 변경될 가능성은 지금 당장은 희박해 보인다.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상법을 충족시키면서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31일 주주총회 장소를 4일째 점거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30일 경찰력이 추가로 투입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업계에서는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와 경찰력을 동원한 사측의 충돌이 가장 위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울산지법이 현대중공업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명도단행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주주총회 저지를 위해 점거하고 있는 주총 예정 장소인 한마음회관의 점거를 풀라”고 명령했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르면 노조는 불법점거한 한마음회관을 회사에 돌려줘야 한다.

일촉즉발, 양대 노조 5000명 vs 경찰력 4200명

앞서 지난 27일 현대중공업 측은 주총 예정 장소를 점거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낸 바 있으며, 이를 근거로 경찰 측에 도움을 요청해 이미 대치중에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추가적으로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낸 ‘점거 해제’ 명령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원 결정 집행을 위한 경찰력 투입 근거가 생겨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한 층 높아진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소속 노조원들은 현대중공업 측이 노조의 저지를 위해 경찰력을 동원할 경우 투쟁참여 및 현대중공업 노조 지원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강대강 대치 국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경찰은 주주총회 개최 예정 장소와 주변 지역 등을 포함해 420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한 상태이므로, 오는 31일 집회를 신고한 3000여명에 대우조선해양의 노조원을 포함한 500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주총을 반대해 투쟁을 속개할 경우 공권력과의 충돌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등에 따르면 현재도 사측 직원들이 주총 장소를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을 찾아가 이들의 점거를 풀도록 설득하고 있다. 

또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3000여명의 시민들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물적분할 후 설립 중간지주회사) 본사이전 반대 집회를 열고 “끝까지 싸우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머리를 삭발하고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주장했다.

▲ 주주총회 장소를 점거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소속 노조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사측 직원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