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남무시, 조롱에도 협력 희망
김정은, 고수가 하수 데리고 ‘접바둑’꼴

‘남북대화 비관 아니다’
대북 짝사랑 불변의 신념
대통령, 대남무시, 조롱에도 협력 희망
김정은, 고수가 하수 데리고 ‘접바둑’꼴
▲ 문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신년 기자회견. 문 대통령인 14일(화)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나타난 대북 ‘무한 짝사랑’이 듣기 민망하다. 대통령이 지닌 불변의 정치적 신념인지 모르지만 북의 대남 무시, 조롱, 멸시가 쌓여 있는 시기에 “남북대화 비관할 단계 아니다”라는 식으로 북을 두둔하니 믿을 수 없는 대목이다. 행여 우리 국민보다 ‘김정은의 백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일까 의심될 지경이다.

대남 비방, 조롱 자초할 일방 ‘짝사랑’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 속에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실려 있을 것으로 보지만 너무나 지나친 대북 짝사랑의 되풀이에 실망천만임을 숨길 수 없다.

대통령은 지금껏 진행되어 온 그 많은 북의 대남 비방, 약속 위반에도 불구하고 “북의 종전 주장에서 달라진 것 없다”고 해석하고 “남북협력을 위한 대화거부 메시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으니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씀 아닌가.

대통령은 “외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도 지적했으니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물밑 대화라도 진행되고 있다는 뜻일까. 이를 감안하더라도 대통령이 비핵화 관련 약속이나 남북협력 관련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않는 북한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것은 결코 듣고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대통령은 또 북․미간에도 대화하려는 정상 간의 신뢰와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확한 사실로 믿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 북․미 정상 간 신뢰도 깨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고 있지 않는가.

오랫동안 북․미 외교전선을 누빈 김계관 북 외무성 고문이 ‘설레발’이나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라는 말로 경멸한 바 있다. 그는 정상 간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과 대화에 복귀할 기대감을 갖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화가 되자면 “미국이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긍할 경우”이지만 “미국이 그럴 준비가 없다”고 명쾌하게 규정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면제 완화를 얻어내어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북․미 대화를 견인하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으니 바로 북한이 킬킬대며 비난, 조롱하던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다시 꺼낸 것 아닌가. 이는 결코 ‘되지도 않을 노릇’이고 본전도 못 챙길 ‘헛수고’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행여 대북 굴복, 항복전술인가?


대통령의 친북성향이 정치적 신념임은 꾸준한 일관성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렇지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 국토수호와 국민보호의 엄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의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및 시장경제의 기본 틀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제1의 책무다. 이런 측면에서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이를 소홀히 다루고 있지 않느냐고 우려되는 것이다.

대통령은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시킬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일방적인 주장으로 들린다. 또 대통령은 개별관광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교류협력도 이미 합의된 사안임을 지적했다.

남북협력을 위한 대통령의 꿈과 소망이 깊고 멀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한반도 긴장의 최대요인인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한치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정세에 대통령이 멀리 있는 꿈과 소망을 자꾸만 펼쳐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새해 들어 북이 미국과의 비핵화 약속은 ‘없던 일’로 하고 ‘깜짝 놀랄 새로운 전략무기’를 들고 나왔을 때 대통령은 신년 인사회를 통해 “남북관계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7일자 신년사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간청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이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도로․철도 연결, 6.15 선언 20주년 기념행사 공동개최 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일언반구의 긍정적인 대꾸가 없다. 문 대통령의 대북 짝사랑 진상이 바로 이 꼴이다.

우리네 안목으로는 대통령의 대북 일방적인 굴복, 항복전술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특별한 배경이나 목적이 따로 있는지 알 수 없다. 반면에 북의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깔보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관으로 문 대통령이 감격하는 모습 보고 판문점과 평양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의 모든 수를 다 읽고 파악했다는 의미 아닐까.

이 결과 문 대통령을 한수 아래로 취급하여 마치 고수(高手)가 하수(下手)를 데리고 접바둑 둔다는 꼴 아닐까 싶은 지경이다. 이렇게 보면 너무 서글프다는 생각이다.

‘눈먼 대북 짝사랑’은 국민 자존심, 명예훼손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공고하여 소통과 공조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외교적 표현이기에 부정적인 요소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신년사를 두고 미국 정부가 우려한다는 사실이 지적된바 있다. 미 국무부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모든 국가가 이행해야 한다”는 논평으로 문 대통령의 대북 신년 메시지를 부정했다. 주한 미국대사는 “남북관계의 진전은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가야 한다”는 말로 정면 비판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귀국한 공항에서 “김정은 생일 축하 메시지를 꼭 좀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는 당부가 있었다”고 자랑했다가 얼마나 망신을 당했는가. 북의 김계관이 바로 다음날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 받았다”고 말하고 “남조선이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구박했다. 이에 관련해서도 대통령은 트럼프의 김정은 생일 축하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네 눈으로는 대통령의 눈먼 대북 짝사랑이 대한민국과 국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여지없이 훼손시키고 있다고 실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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