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물량확보, 접종까지는 불확실성
구치소 집단감염도 ‘K방역 선방’인가

미국 뉴욕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어기는 의료 사업자에게 최대 10억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어기는 의료 사업자에게 최대 10억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코로나 방역 관련 국민불안은 정부 주도에서 나온다고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조언을 멀리하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주도하는 ‘정치방역’ 차원에서 국민불신을 더해주는 느낌이다. 최근 코로나 백신접종 관련 국제동향을 국민이 엄중히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당․정․청은 ‘백신접종 늦지 않다’ ‘K방역 선방하고 있다’고 주장하니 국민이 어찌 이를 믿겠는가.

국민 눈에 늦어도 ‘한참 늦은’ 상황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코로나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히고 “접종이 늦어질 것 같다는 염려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새해 2월엔 첫 백신이 들어와 필수 의료진과 노인 등 우선순위 대상자들로부터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오래전부터 범정부 지원체계를 가동하여 적극 백신 확보를 추진함으로써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으며 계속 추가물량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백신확보가 늦어질까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 ‘충분한 물량 확보’ ‘내년 2월이면 첫 접종’ 등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미국, 영국 등은 국가 지도자 주도하에 백신을 확보, 접종을 개시한 사실이 객관적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알만큼 알고 있는 공개상황 아닌가.

한마디로 K방역을 자랑해온 한국인들의 백신접종이 늦어도 한참 늦어지지 않았느냐는 말이다.

지금껏 대통령은 K방역의 선방, 세계적 표준, 수출모델이라고 확신, 강조해 왔지만 지금 전개되고 있는 상황과는 너무나 맞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내년 2월이면 첫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지만 “아직 긴급 사용승인 허가, 공급시기 조율 등 문제가 있고 다시 백신생산 물량이나 유통과정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우리네 귀에는 솔직히 대통령 말씀보다 정 청장의 설명이 좀더 확실하게 전달된다.

잘돼야 내년말에나 ‘집단면역력’


정 청장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도입되면 의료기관 종사자, 집단시설 거주 노인 등 거의 100만명이 우선 접종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국민 대다수가 3분기(7~9)까지 접종으로 ‘집단면역력 형성’ 수준까지 도달할 것을 목표한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는 아직 임상 3상을 마치지 않았지만 영국이 곧 긴급사용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에 내년 2월 도입되어 접종을 개시하기 까지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사실 아니겠는가.

정부가 충분한 물량으로 4,6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힌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 분, 얀센 600만명 분, 화이자 1,000만명 분, 모더나 1,000만명 분 및 WHO를 통한 공동구매 ‘코백스 퍼실리티’ 1,000만명 분이다. 이중 모더나는 내년 1월에나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고 코백스 퍼실리티는 아직 공급시기 등 협상 일정마저 불확실하다는 실정이다.

더구나 가장 먼저 도입될 아스트라 백신의 예방효과는 70.4%로 미국, 영국인들이 우선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 95%, 모더나 94.1%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새해 3분기까지 아스트라, 얀센, 화이자 백신이 다 도입돼도 2,600만명 분으로 국민의 50% 수준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러니 아무래도 코로나 감옥을 탈출할 수 있는 집단면역력이 형성되는 시기는 새해 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렇게 전문가들의 예상을 기준하면 앞서가는 백신 접종국 국민들에 비해 우리국민이 너무나 늦지 않느냐는 비교인 것이다.

여기에 다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로 유입됐다니 또 다른 충격 아닌가. 이미 세계 수십개국으로 번진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에서 귀국한 가족 3명이 공항 검역과정의 격리상태서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질병관리청 당국자는 이 변이 바이러스의 항공기 내 전파 가능성이 많아 접촉자들을 상대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하니 어떤 결과가 나타날는지 알 수 없는 두려움이다.

이웃 일본이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놀라 모든 외국인 입국을 한달간 금지시킨데 이어 인도네시아도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소식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영국발 입국자만 금지시키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겠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관련 무능, 무책임이 얼마인가


정부가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에 신중한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도 2.5단계에서 3단계 격상을 주저하는 방침도 이해한다. 전후좌우 파급영향이 막심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조심한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K방역을 신뢰하되 과신하지 말아야 하고 백신확보와 접종 관련 국민불안을 달랜다는 명분으로 과장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최근 확진자가 줄지 않고 사망자도 속출하는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 동시 선방 자랑하고 백신확보와 접종도 늦을 염려가 없노라고 강변하는 것을 국민이 결코 듣고 싶어 하지 않고 동의하지도 않는다.

그 사이 병상문제, 의료진 과로문제 등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법무부 산하 서울동부구치소의 무더기 집단감염 사태를 어찌 설명하겠는가. 구치소 직원과 가족, 재소자 등 수백명이 감염될 때까지 정부는 뭘 했는가. 정부기관에 의한 이토록 처참한 방역실패에 대해 어떤 변명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정부와 집권당이 국민 앞에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코로나 관련 정부의 무능, 무책임이 누적되고 있는데도 당․정․청이 반성이나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이 ‘K방역 선방’에다 ‘백신 걱정 말라’고 주장하니 어느 국민이 좋아하겠는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고 야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넘어서는 역전현상이 왜 나타나게 됐는지 모르는가. 집권 권력에 도취되어 세상이치를 무시하고 독선, 불통으로 군림하면 곧 끝장을 맞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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