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제총수들, 당면과제 극복 조언
민간 주도, 시장 중심 위기대응 과제

한강 스카이라인. (사진=이톡뉴스)
한강 스카이라인. (사진=이톡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대한민국은 민관 합동 경제개발 ‘총력’으로 팔자를 고친 ‘특례’라고 세계적으로 평판된다. 25일 경제개발 5개년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콘퍼런스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주도한 역대 경제정책 사령탑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였다.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이 날 행사가 바로 ‘한국 경제의 어제와 오늘’을 잘 말해 준다.

‘한강의 기적’ 60년의 자부심과 명예


대한민국은 절대다수의 국민이 배고픈 극빈국에서 5.16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부터 오늘의 1인당 GNP가 3만 달러를 훨씬 넘는 중진국 최상위국 위상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베푸는 나라’로 팔자를 고쳤다.

이날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 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 누리호가 ‘우주개발 G7’ 진입을 세계로 선포했다. 우리 로켓, 우리 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간 누리호 국력이 바로 한국 경제 성공에서 나왔음은 물론이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은 ‘박통 경제’(박정희)로 요약되고 경제 제1주의, 수출주도형 경제라고도 불린다. 세계로 널리 알려진 ‘한강의 기적’ 경제의 핵심으로 박 대통령 시대를 지나 전두환, 노태우 및 김영삼 문민정부 시대까지 연속됐다고 볼 수 있다.

그 뒤 후속 정권들도 모두 경제발전에 역점을 두어 많은 성과를 쌓았지만 5개년계획 경제 시대와는 다소 별개로 비교된다.

지금은 5개년계획 경제 60주년을 지나 정책 기반이나 시장 여건 등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되고 말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오늘의 한국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와 문제는 너무나 쌓여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정책이 낡고 노후화되고 경제주체와 주역들이 나태하고 자만에 빠졌기 때문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번 콘퍼런스를 기회로 역대 경제수장들이 당면 정책과제에 대해 한마디씩 조언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소신이 강한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노동, 연금, 교육 등 3대 개혁과제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최우선 과제라면 바로 정치개혁이라고 지적했으니 너무나 절실한 대목을 전직 경제관료가 짚어준 셈이다.

25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직 경제 관련 부처장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직 경제 관련 부처장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퓰리즘 정치가 국가재정, 경제압박


김대중 대통령 때의 강골 전윤철 부총리는 민간의 창의성 발휘를 위해 정부가 지나친 규제를 혁파하고 공정한 시장규칙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국가재정을 ‘마르지 않은 샘’처럼 생각하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말로 포퓰리즘 정치를 비판했다.

또 유일호 전 부총리는 국가 채무의 급속한 증가 문제를 지적하며 건전재정을 강조했고 최경환 전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이대로 가면 일본처럼 축소 균형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 관료로서 내무부 장관을 지낸 이동호 전 장관은 경상수지 적자 심화문제를 지적하며 수출경쟁력 회복과제를 제시했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부터 60년이 지날 때까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까지 경제정책 수립과 집행까지 헌신한 이들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은 오늘의 한국 경제가 바로 자신들의 명예와 자부심이다.

그러나 글로벌 정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력이 점차 고갈되고 저성장 늪에 빠져들고 있지 않느냐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10년간 수출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바로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이 끝났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산업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악화로 수출환경이 악화 추세이므로 성장률을 유지해가자면 민간소비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시 1.4%로 하향 조정하며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글로벌 초일류로 자부해온 K-반도체가 미·중 갈등에 끼어 꼼짝달싹 못할 지경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박정희 시대로부터 출발한 수출주도형 정책이 노후화된 것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은 불변상황 아닌가. 결국 수출경쟁력 회복이 당면한 중요한 정책과제라는 결론이다.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위기극복 경제운용


이날 추경호 부총리가 개회사를 통해 “지난 60년의 자랑스런 경제성과가 앞으로 60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들을 지적했다.

세계경기의 둔화, 글로벌 시장환경 변화, 국가채무의 급속한 증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다 저출산 고령화 심화에 의한 인구감소까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경제운용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려 한다”면서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또 국가채무 급속증대와 관련 재정준칙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를 통해 건전재정 기조 확립 위에 탄소중립, 저출산 고령화 대응 및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윤정부의 3대 개혁과제와 관련, 노사 법치주의 확립,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노동개혁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인재양성 확대를 위한 교육개혁, 연금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연금개혁도 강력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정부의 개혁 방침이 거의 입법, 예산과 직결되어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야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여소야대 정국이니 개혁을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치’가 가장 중요하고 절실하다고 보여진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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