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자장사’ 눈총, 경쟁촉진 채택
대구은행 신청, 소상공인 특화은행 추진

대구은행 제1본점. (사진=DGB대구은행 제공)
대구은행 제1본점. (사진=DGB대구은행 제공)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5일 ‘은행권 경영, 영업관행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산업의 진입 문턱을 낮춰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으로서는 관계 전문가들로 TF를 구성, 오랫동안 고심 끝에 마련한 혁신방안이라고 설명된다. 이에 따라 기존 5대 시중은행의 독과점 체제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곧 출현할 수 있다는 기대이다.

‘이자장사’ 눈총 고뇌 끝에 경쟁 촉진 방안


은행산업이 고금리하에 이자장사로 떼돈 벌어 성과급 잔치 벌인다는 눈총을 받아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은행산업의 과점 폐해를 지적하며 경쟁 시스템화를 지시한 바 있다. 바로 전날, 4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회의에서도 대통령이 ‘킬러규제’ 척결을 강조하면서 “은행이 이자장사로 성과급 누리고 퇴직금 잔치 벌이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날 발표한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 주요 내용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적극 허용 △시은, 지방은행, 인터넷 은행 등 신규 인가 추진 △구조조정 목적 또는 비수도권 저축은행 인수합병 허용 △고정금리 주택담보 대출 확대 등 금리체계 개편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올해 안에 주택담보 대출로 확대 △은행산업 임직원 성과보수 체계 개편 등이다.

은행 신규인가 방침의 경우 지금껏 금융당국이 인가방침을 발표하고 후보군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심사 결정하던 것을 지금부터는 자금력을 갖추고 사업계획을 마련한 후보는 언제든지 신청하면 곧 심사 인가한다는 원칙이다. 바로 상시인가 허용 문을 열어두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제도개선 발표와 동시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혔다. 자금력이나 지배구조 문제 등 요건을 충족했다는 주장이다. 절차상 연내 심사, 인가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의 새 시중은행 탄생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130만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캐시노트)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소상공인 특화은행 설립추진 의사를 밝혔다.

기득권 안주 나태와 자만에서 변화와 혁신


신규은행의 진입은 변화와 혁신의 동기가 될 수 있다. 5대 시은에 의한 과점의 기득권에 안주하면 나태와 자만밖에 있을 수 없다.

신규 시은으로 출범할 대구은행의 경우 전국 지점 수가 202개, 특히 대구 이외 전국 지점은 불과 9개에 불과하다. 또한 자본금이나 대출 규모도 기존 5대 시은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하다.

그렇지만 대구은행은 발족 이래 잠시도 중단하지 않는 도약적 성장 체질을 보여왔다. 아마도 기존 시은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지 않느냐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지방거점 은행 하나가 전국적인 영업망으로 진출한다고 당장 경쟁 효과가 나올 것이 있느냐는 태평스런 관측이 있다.

기존의 경쟁구도 틀이 완고하여 변화와 혁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기존 은행들이 쉽게 고수익을 누리면서 국제적 금융사로 발전하려는 변화의 노력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시장의 힘에 의한 경쟁 촉진의 효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방에 본점을 둔 시은의 출현이 바로 기존 경쟁구도의 혁신을 뜻한다고 지적하며 동시에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솔직히 기존 5대 시은이야 관치금융 잔재가 남아있는 각종 규제에 순응해 가면서 기득권 비대증에 안주해 온 체질 아니냐고 관련 전문가들은 언급한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하여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은의 기득권 지위는 총대출의 63.5%, 총예금의 74.1%를 흡수하고 있다는 통계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5대 은행의 이자수익 누계가 250조원이다.

특히 지난해는 기준금리 인상 덕으로 연간 이자수익이 36조 3천억원에 달해 마음껏 성과급, 퇴직금 잔치로 소문을 퍼뜨렸다는 지적이다.

대체로 이자장사라면 특별한 서비스 없이 쉽게 얻어내는 기득권(국회 여당 정무위원 주장)으로 표현될 수 있다.

5대 시은의 이자수익 비중이 최근 5년간 평균 98%, 지난해는 94.3%에 달했다니 결국 “은행업이 이자장사란 말이냐”는 지적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는가.

기존 은행의 경쟁력 강화방안도 병행


은행산업 제도, 영업개선 방안이란 신규은행 진입 뿐만 아니라 기존 은행의 경쟁력 강화도 생각해야 하고 각종 규제개선도 병행해야 할 일이다.

기존 은행 경쟁력 강화방안의 하나로 저축은행 M&A가 나오고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율을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조정했을 것이다. 또한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원화 예대율 규제도 다소 완화한다.

은행산업의 규제개선 부문에서는 자산관리 서비스 활성화를 비롯하여 비금융 분야와의 융합, 벤처투자, 해외진출 확대, 수익원 다원화 등도 추진과제이다. 또한 은행 투자자문업의 경우 부동산 부문에만 한정되어있는 것을 금융상품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중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신탁 가능 재산 범위를 확대하여 병원, 회계법인 등 비금융사들과 협업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들이 독점하는 ‘투자일임’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고객으로부터 투자 판단을 일임받아 운용하는 ‘투자일임’은 금융투자업계가 강력 반대한다.

하반기 중 임원성과 보수체계 개선안은 성과급 잔치 지적을 반영, 임원에게는 한꺼번에 지급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나눠주는 ‘이연지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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