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형제와 브레멘의 동화 로드투어

[김윤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빨간모자’, ‘브레멘의 음악대’,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염소’의 공통점은 독일의 유명한 두 학자인 그림형제가 쓴 동화책 이름이다. 

엽서
엽서 "Gruss aus Hameln" (featuring the Pied Piper of Hamelin, 1902). (사진출처=Anno MCCLXXXIV AM DAGE JOHANNI ET PAULI SCH.& S.H.

독일의 주요 7개의 가도루트 중에서 그림형제가 탄생한 ‘하나우’에서부터 음악대가 유명한 브레멘까지 약 600km의 여행루트인 ‘메르헨가도(Marchen Strasse)’는 그림형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마을과 동화를 연결하는 가도이다. 마치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움을 가진 마을들이 즐비하고, 중세의 모습이 가득한 독일 중부에서 북으로 연결되어 올라가는 꿈과 낭만의 환상루트를 탐험해보자.

하나우(Hanau)


메르헨가도(Märchenstraße) 루트
메르헨가도(Märchenstraße) 루트

형은 야코프(Jacob Grimm:1785~1863), 동생은 빌헬름(Wilhelm Grimm:1786~1859)의 그림형제가 태어난 이 도시가 메르헨가도의 출발점이다. 마르크트 광장에는 독서를 하고 있는 그림형제의 기념상이 있다. 란크거리에 존재했던 그들의 생가는 세계 2차 대전으로 모두 없어져 버렸으며 현재는 그 집터만이 남아 있다. ‘하나우’ 도시는 700년의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필립스루헤(Schloss Philippsruhe) 성과 금은세공이 전시되어 있는 골트슈미트 하우스(Goldschmiedehaus)가 볼 만하다.

알스펠트(Alsfeld)


동화 ‘빨간모자’의 고향이다. 슈왈름 지방의 목조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약 500년 전에 세워진 시청사와 중세의 모습이 남아 있는 마르크트 광장이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향토박물관이 통화 ‘빨간모자’와 연관이 깊은 곳인데, 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을 전경이 그려있는 커다란 풍경화와 동화관련 자료가 풍부한 동화관이다. 곱고 긴 오솔길과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 동화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도시이다.

마르부르크(Marburg) 올드타운 모습. (사진=PhilippN, 저작권=s.u.)
마르부르크(Marburg) 올드타운 모습. (사진=PhilippN, 저작권=s.u.)

 

마르부르크(Marburg)


그림형제가 다녔던 대학이 있는 곳으로 독일에서는 드물게 언덕과 계단이 많은 곳이다. 하이델베르크, 튀빙겐, 괴팅겐과 함께 독일의 4대 대학도시중의 하나로 불리며 많은 학자와 예술가를 배출한 곳이다. 도시의 상징인 엘리자베트 성당(Elisabethkirche)에는 헝가리의 공주인 성녀 엘리자베트의 유해가 있었으며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양식의 교회당이다. 중심을 흐르는 란 강을 넘어서 바라보는 언덕 위에 있는 헤센 백작의 성은 그림처럼 포근해 보인다.

카셀(Kassel)


그림형제가 가장 오래 산 도시이다. 그림형제 박물관에는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그림동화가 전시되어 있다. 자연사박물관, 그림형제 박물관, 주립미술관, 벽지박물관 등의 무수한 박물관이 많다. 여름 시즌,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행해지는 빌헬름스회헤 공원의 ‘물 예술’은 빠질 수 없는 볼거리이다. 또한 5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현대아트전 ‘도큐멘타(Documenta)’가 유명하다. 헤라클레스 동상에서 바라보는 카셀의 전경 또한 아름답다.

헤라클레스와 계곡이 있는 Wilhelmshöhe 공원의 카셀 야간 분수. (사진=MalteRuhnke on de.wikipedia)
헤라클레스와 계곡이 있는 Wilhelmshöhe 공원의 카셀 야간 분수. (사진=MalteRuhnke on de.wikipedia)

 

한 뮌덴(Hann. Münden)


도시의 기원이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운 도시 한 뮌덴. 하노버 왕조의 프랑스어로 된 문서상에 ‘시간의 어둠 속에 그 기원을 잃어버린 도시’라고 묘사되어 있을 정도로 보석같은 매력적인 도시인 것이다. 700채 이상의 목조 집들과 오래된 다리, 탑, 그리고 화려한 건물들이 중세의 분위기를 지금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매주 일요일 동화 ‘철 수염 박사(Doktor Eisenbart)’의 유명한 야외극이 시청사 북쪽에서 펼쳐진다.

괴팅겐(Göttingen)


현재까지 4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괴팅겐 대학교가 유명하다. 유서 깊은 대학도시로 1837년 괴팅겐대학교의 7명의 교수가 헌법개혁에 반대하다 파면당한 사건이후 대학의 명성이 쇠퇴하였으나, 19세기 말 가우스(Gauss)를 비롯한 물리학과와 수학과의 발전으로 다시 명성을 되찾았다. 초기 낭만파 시인들의 모임으로도 알려진 도시이다. 마르크트 광장에는 그림 동화에 등장하는 ‘거위소녀 리셀(Gänseliesel)’의 청동상이 있다. 대학생이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이 동상에 키스해서 축하하는 관습이 있다. 괴팅겐은 그림형제가 교편을 잡았던 마을이기도 하다.

하멜른(Hameln)


‘피리 부는 사나이(Pied Piper)’ 일명 ‘쥐 잡는 사나이’의 전설로 유명한 도시. 1284년 여름날 실제 일어난 사건을 동화로 각색한 ‘피리 부는 사나이’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공포 동화이다. 야외극 외에도 피리 부는 사나이의 박물관과 쥐 요리로 유명한 라텐펭거 하우스(Rattenfängerhaus)란 레스토랑도 유명하다.
박물관에는 중세 이후 지구촌에서 생산된 흥미롭게 생긴 피리를 전시해 두고 있으며, 그림형제가 저술한 ‘피리 부는 사나이’의 오리지널 동화 원고 등이 보관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쥐꼬리 요리로 유명한 라텐펭거 하우스에는 쥐 요리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만원인데, 이곳의 쥐 요리는 돼지의 등심살을 이용하여 쥐꼬리 모양으로 만든 요리로 하멜른 최고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름다운 구 시가지에는 여름동안 매주 일요일 정오, 시민에 의해 인기 많은 야외극이 펼쳐진다.

브레멘의 Marktplatz. (사진=독일관광청 인스타그램)
브레멘의 Marktplatz. (사진=독일관광청 인스타그램)

브레멘(Bremen)


메르헨 가도의 종점이자 동화 ‘브레멘의 음악대’가 목적지로 삼은 도시. 커피와 목화의 수입으로 번영한 독일의 가장 오래된 항구도시로 자유 한자 도시이다. 자유 무역을 표방했던 한자동맹의 대표적인 도시 브레멘은 고풍스러우면서도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곳이다. 유서 깊은 고도로 볼거리가 즐비한데 도심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볼거리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바로 동상이다.
독일에서 동상이 가장 많은 브레멘은 동물 음악대의 동상을 필두로 돼지 사육사 동상 등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브레멘의 상징인 롤란트(Roland) 상이 자리한 마르크스 광장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뛰는 것이 동물 동상이다. 보행자 전용도로인 ‘뷔트허 거리(Boettcher Strasse)’는 중세의 시가지를 재현해 놓은 거리로 커피 상인이며 예술 보호가인 ‘루드비리 로젤리우스’가 커피 무역으로 번 돈으로 만든 아르데코 양식의 거리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 브레멘 시뿐만 아니라 독일 및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최고의 이름다운 뮤지컬인 제킬 앤 하이드(Jekyll & Hyde)는 물론 브레멘의 최고가는 문화 테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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