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심의 끝에 표결로 겨우 처리
남아있는 9기 조기심의 승인기대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2호기 원전이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10년 재운전 허가를 받았다.
이날 원안위는 세 번째 심의 후 표결을 거쳐 어렵게 수명연장을 승인했다. 이로써 고리 2호기는 한수원의 신청으로부터 3년 반이 지나고 실제 설계 수명이 만료돼 가동 중단한 2023년 4월부터 2년 반 만에 재가동하게 된 것이다.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 2호기(가운데)의 모습. 원자력안전위원위원회는 이날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 2호기(가운데)의 모습. 원자력안전위원위원회는 이날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연합뉴스]

수명 10년 연장이나 실제 가동은 7년반


원안위의 승인에 따라 한수원은 필요한 정비 절차 등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년 수명연장이라고 하나 원안위의 계속 운전 허가 기간이 운영 정지한 시점부터 계산되어 실제 재가동할 수 있는 기간은 7년 5개월 남짓하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고리 2호기의 재가동 승인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번째라고 하나 앞으로 제도개선으로 계속 운전 허가 기간의 대폭 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국의 경우 수명연장은 최소 20년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리 2호기 재가동 승인 이후 지금 대기 중인 9기의 원전 재가동 심의도 조속히 끝내 줄 것을 기대한다.

이미 가동중단 중인 고리 3·4호기 및 한빛 1·2호기 등도 수명연장 여부를 심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가 글로벌 AI 3대 강국을 목표하지만 원전 아니고는 AI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경주 APEC을 계기로 엔비디아로부터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 GPU 26만 장을 가동하기에도 대형원전 1기의 전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수명 연장된 고리 2호기의 설비용량이 685MW로 바로 GPU 26만 장 가동용 전원 규모에 해당된다는 계산이다.

원전 아니고는 AI도 NDC달성도 불가능


문제는 이재명 정권 출범 후 정부 조직개편으로 종전에 산업통상부 소속이던 원전산업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함으로써 원전이 환경규제 틀 속으로 묶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 장관이 친환경론자로 제11차 전력 수급 계획에 반영된 신규 대형원전 2기마저 다시 국민 공론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으로 재검토를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다 2037년과 2038년 건설계획인 신규원전 부지산정작업마저 전면 중단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반면에 원전 부지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주민들은 원전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반핵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신규원전을 강력히 반대한다. 이번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승인마저 강력히 규탄하며 철회를 촉구한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악몽으로 회귀하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비친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종전 탈원전 신념에서 집권 후 신규원전 건설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기존 원전은 ‘에너지 믹서’ 차원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신규 원전건설은 비용이 과다하고 건설 기간이 10년 이상이기 때문에 기존 원전의 수명연장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DC를 53∼61%로 확정 짓고 브라질의 제30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초회(COP30) DP 이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도 원전건설과 기존원전수명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공표하기 위해 마련한 NDC 목표가 우리의 현실로는 너무나 과중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국가 NDC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전 60기 상당의 전원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어찌 달성할 수 있겠는가.

다만 현실적으로 기존 원전의 수명연장이 가장 절실하다는 결론이다. 계속 운전 심의를 대기 중인 9기 원전에 대한 심의 기간 단축 및 재가동 연장 기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8월 7일,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 미래상상SF관에서 반도체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7일,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 미래상상SF관에서 반도체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AI 강국으로 가는 길 원전 수명연장 필수


오랫동안 고리 2호기의 계속 운전 승인 여부를 초조하게 지켜본 원전 산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고 안도하다가도 다소 실망한다.

계속 운전 기간 10년 승인이 실제로는 7년 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운전 기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원전의 경제성이 손실되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고리 2호기 가동중단 기간 LNG 발전 등으로 대체한 전력수요 비용이 최소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곧 원안위의 심의 절차 지연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미국의 경우 가동승인 기간이 끝난 원전에 대한 계속 운전승인율이 100%라고 한다. 특히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구 정지된 원전을 다시 사용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가동연한이 지난 노후 원전도 최신의 안전설비 교체 등으로 계속 운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노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기술적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인되고 있는 원전 계속 운전의 심의 기간 단축 및 기간연장등이 세계적 추세라는 해석이다.

결국 AI 글로벌 3대 강국으로 가는 길에 가동 중단했거나 일부 가동하면서 수명연장을 기대하는 9기의 원전 계속 가동이 필수라는 결론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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